독일 하이델베르크 Heidelberg, Germany
4월은 개인적으로 많이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매년 4월이면 겪는 일이 되어버렸지만
5월이 되니 마음을 짓누르던 일들이 슬그머니 사라져버리고
몸도 마음도 가벼워지는 것같습니다.
어쩌면 사람들의 생각은 비슷한 면이 있는 것인지
많은 사람들이 4월은 잔인한 달로,
그러나 5월이 되면 '계절의 여왕'이라고
눈부시게 아름다운 5월을 예찬하지요.
계절의 여왕 오월의 푸른 여신 앞에
내가 웬 일로 무색하고 외롭구나
.
.
보리밭 푸른 물결을 헤치며
종달새 모양 내 마음은
하늘 높이 솟는다
오월의 창공이여!
나의 태양이여!
라고 노천명 시인은 노래했지요.
신록을 바라다보면 내가 살아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즐겁다.
내 나이를 세어 무엇하리 나는 지금 5월 속에 있다.
라고 하신 금아 피천득님도 생각납니다.
뒤셀도르프에 있는 Roberto Schumann (1810 - 1856)이 생애 마지막에 살던 집
또한 5월에는 슈만의 연가곡 <시인의 사랑 Dichterliebe, Op. 48> 중에 가장 사랑받는
첫번째 곡 '아름다운 5월에' Im Wunderschoenen Monat Mai도 듣고 싶어지지요.
눈부시게 아름다운 5월에
온갖 꽃망울이 피어날 때
내 마음에는 사랑이 샘솟네
눈부시게 아름다운 5월에
모든 새들 노래할 때
나 그녀에게 고백했네
내 그리움과 소망을
*****
슈만의 집이 있는 지역의 어느 골목길에 하인리히 하이네의 Heinrich Heine Institution이 있었습니다.
많은 성악가들이 슈만의 이 노래를 불렀지만 그 중에서도
36세의 안타까운 나이에 생을 마감하여 올해가 그가 떠난 50주년이 되는
프리츠 분덜리히 (Friz Wunderich 1930-1966)의 노래가 듣고 싶어집니다.
1966년 여름 잘츠부르크 음악페스티벌에서 노래를 마치고
하이델베르크에 사는 친구의 집에 가서 사냥으로 휴가를 보내고 있을 때
돌계단에서 넘어져 머리를 다쳐서
하이델베르크대학의 대학병원에 실려갔지만 그만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36세의 생일을 일주일 앞 두고 안타까운 나이에 생을 마감했다고 했지요.
너무 아름다운 목소리로 한참 유명세를 타고 있었는데...
하이델베르크 대학
하이델베르크 Heidelberg...라고 하니
독일을 일주일간 무모하게 운전하며 돌아다닌 일이 생각납니다.
2014년 5월의 마지막 한 주간이었습니다.
서울에서 날라 온 동생을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만나
자동차를 빌려서 일주일간 신나게 돌아다녔습니다.
아이제나흐에 있는 바흐 뮤지엄 (생가가 있던 자리)
바흐의 생가... 세계제 2차 대전때 이렇게 허물어졌던 것을 복원하여 지금은 바흐 박물관(위사진)
슈만이 지병이 깊어지면서 강물에 뛰어들었다는 라인강이 흐르는 뒤셀도르프에도 가고
바흐를 찾아서 라이프치히와 아이제나흐, 헨델의 생가가 있는 할레,
베토벤의 생가가 있는 본에도 가고... 고흐 뮤지엄이 있는 암스텔담도 잠시 들리고...
종교개혁자 마틴 루터가 1년 가까이 갇혀 지내던 바르트부르크그성에도 가고..
동생을 서울로 떠나 보내고 혼자서 하이델베르크에도 갔습니다.
요한 세바스찬 바흐가 27년간 합창장으로 지내면서 많은 작곡을 발표한 라이프치히에 있는 성 토마스교회
교회 앞 사진 오른쪽으로 바흐의 동상이 있고 교회 안 제단 앞에 바흐의 무덤이 있지요.
라이프치히에서 가까운 할레에는 헨델의 생가가 있었습니다.
마틴 루터가 갇혀 지내던 바르트부르크 성 안 한쪽 구석에 있는 마틴 루터의 방
본에 있는 베토벤 생가... 가운데 건물 맨 꼭대기 지붕 밑 다락방에서 태어났다고 합니다.
암스텔담에 있는 고흐뮤지엄
하이델베르크 시가지
하이델베르크는 네카이 강이 흐르는 아름다운 도시이지만
너무 오래된 도시라 자동차로 간 것이 큰 잘못이었지요.
길도 좁고 주차할 곳도 마땅하지 않고
4층이나 되는 호텔은 엘레베이터도 없고...ㅋ
그래도 영화 '황태자의 첫사랑'에서 축배의 노래를 부르던
선술집에도 가고 하이델베르크 대학에도 가 보고...
하이델베르크에 있는 술집 '붉은 황소'... 영화 '황태자의 첫사랑'의 무대가 된 곳으로 유명하지요.
지금 생각하니 아찔한데 그 때는 참 용감하기도 했습니다.
독일은 모든 고속도로에 속도제한이 없는 줄로 알고
마구 마구 달리다가 운전 티켓을 두 개나... ㅋㅋ
하나는 주차를 잘못해서 딱지를 떼었고
과속은 잡힌 것이 아니라 카메라에 잡혔는지
집에 돌아와서야 나중에 티켓을 받은 것을 알았지요.
렌트카를 돌려주면서 주차위반 티켓에 대한 벌금을 지불하겠다고 했는데
메일로 보내줄거라고...
그런데 아직도 메일을 받지 못해서 미해결 상태랍니다.
독일에 가면 공항에서 붙잡혀 갈지도 모르겠습니다. ㅋ
일주일 동안 알차게 다니기도 했지만
온갖 해프닝이 만발했던
무식하고 용감한 첼로의 독일 여행..
방랑벽이 있는지 언제라도 어딘가 훌쩍 그렇게 떠나고 싶은데
이제는 용기가 나지 않아서 망설이기만 하고 있답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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