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흐르는 상자

[스크랩] 윤동주의 서시 / 정호승

tlsdkssk 2016. 2. 12. 06:57



 
 
윤동주의 서시 / 정호승

 

 



너의 어깨에 기대고 싶을 때
너의 어깨에 기대어 마음놓고 울어보고 싶을 때
너와 약속한 장소에 내가 먼저 도착해 창가에 앉았을 때
그 창가에 문득 햇살이 눈부실 때

윤동주의 서시를 읽는다
뒤늦게 너의 편지에 번져 있는 눈물을 보았을 때
눈물의 죽음을 이해하지 못하고 기어이 서울을 떠났을 때
새들이 톡톡 안개를 걷어내고 바다를 보여줄때
장항에서 기차를 타고

가난한 윤동주의 서시를 읽는다
길참나무 한 그루가 기차처럼 흔들린다
산다는 것은 사랑한다는 것인가
사랑한다는 것은 산다는 것인가

♪ Bert Kaempfert / Plaisir D`amour
출처 : ♣ 이동활의 음악정원 ♣
글쓴이 : 율 리 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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