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

프란치스코의 간강 비결

tlsdkssk 2014. 8. 18. 13:26

젊을 때 폐 일부 잘라낸 몸… 종일 서있고 식사 제때 못해도
빡빡한 일정 열정적으로 소화 "信者들 환대가 육체 피로 줄여"

가방까지 직접 자신의 가방을 직접 들고 다니는 교황. 한눈에 보기에도 묵직해 보이지만 그는 절대로 남에게 가방을 들게 하지 않는다
가방까지 직접 자신의 가방을 직접 들고 다니는 교황. 한눈에 보기에도 묵직해 보이지만 그는 절대로 남에게 가방을 들게 하지 않는다. /사진공동취재단
"저 연세에 시차(時差) 적응도 하지 않고 저렇게 무리해도 괜찮은 거야?"

프란치스코 교황이 78세 고령에도 연일 이어지는 장거리 이동 행사와 빡빡한 일정을 건강한 모습으로 소화하고 있다. 젊은 사람도 지치기 쉬운 한여름 날씨에 30분 단위로 짜인 일정을 피곤한 기색도 없이 이끄는 교황의 모습을 보고 많은 이들이 대단한 체력이라고 입을 모은다.

교황은 젊은 시절 한쪽 폐(肺) 일부를 잘라내는 수술을 받았다. 21세 때 급성 폐렴을 앓았고, 오른쪽 폐에 낭종이 발견돼 폐 일부를 잘라냈다. 이로 인한 후유증을 상당 기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에는 건강 이상으로 이탈리아 로마의 한 병원에서 예정된 미사를 취소한 적도 있다. 이 때문에 한국 방문 일정을 짤 때, 11시간의 항공 여행에 따른 시차 문제와 빈번한 한여름 야외 행사로 인해 건강에 무리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게다가 한국 도착 이후 식사도 제때 챙기지 못하고 있다. 성모승천대축일 미사가 있었던 15일만 해도 아시아 청년들과의 오찬은 오후 1시 30분, 솔뫼성지를 다녀온 후인 오후 8시 서강대에 들러 40분 동안 머무르는 바람에 교황청대사관 도착시각은 밤 9시가 됐다. 결국 이날 저녁은 9시 이후에나 가능했다는 이야기다. 젊은 사람들이라도 허기와 더위 때문에 지쳐 쓰러질 지경의 일정이다. 게다가 일정의 상당 부분은 의자에 앉지 않고 서있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교황은 방한 기간 내내 너무나 건강이 좋고, 에너지와 열정이 넘친다고 교황청은 전했다. 교황청 대변인 페데리코 롬바르디 신부는 16일 밤 브리핑에서 교황의 건강 상태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고 힘이 넘치신다"며 "그 이유는 '그라치아디스타토(Grazia di stato)'"라고 설명했다. 이는 이탈리아어로 '하느님께서는 본인이 맡은 임무를 다할 수 있게 하기 위해 필요할 때마다 도움과 은총을 주신다'는 의미다.

교황의 이런 '강철 체력'에 대해 전문의들은 성직자 특유의 생활과 정신력을 강조한다. 고려대병원 노인병센터 조경환 교수는 "성직자들은 건강에 위해가 되는 행동을 자제하고, 대개 소식(小食)하며, 규칙적인 일상생활을 하기에 평소 체력 관리가 잘 되어 있는 편"이라며 "서서 미사를 보고 외부 행사를 자주 하신 것이 체력을 잘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한국 가톨릭 신자들의 열렬한 환대와 가톨릭 교계의 의미 있는 행사를 집전하는 것 자체가 정신적인 에너지와 긍정적 긴장감을 불어넣어 근육의 경직과 피곤함을 줄여주고 있을 것"이라고 조 교수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