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이 가고 있다.
늦봄날도 가고 있다.
한낮의 햇살은 여름처럼 따갑다.
중앙선을 타고 어디서 내렸더라? 부동산 이름이 원덕인 걸 보면 여기가 원덕인가?
길을 걷다가 수세가 엄청 아름다운 은행나무를 만났다. 사진엔 잘려나가 유감이지만.
걷고 또 걸었다. 땡볕은 쏟아지는데, 성질 사나운 바람에 양산을 받을 수가 없었다.
바람은 양산 살을 부러뜨릴 듯 몰아쳤고, 마땅히 쉴만한 그늘도 없었다.
산좋고 공기 맑으나, 난 이런 데선 못살겠더라.
이 길만 좀 그늘이 보인다. 그러나 그리 길지 않았다.
할매가 알록달록 색동가디건을 입었다고 친구가 약간 핀잔을 준다. 뭐 우때서?
색동저고리를 입은 것도 아닌뎅. 얼굴에 연지곤지 안 바르는 대신 이따금 옷에다 파격을 하기로 했다.
이정도론 파격측에 끼지도 못하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