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있는 곳간

[스크랩] ‘소녀시대’와 바하의 평균율

tlsdkssk 2012. 11. 22. 13:40

 

 

 

 

태어난다는 것은 선택받은 행운이다. 그리고 산다는 것은 아마도 그것을 보상하는 과정인지도 모른다. 다소 음울한 귀절같지만, 산다는 것은 결코 존재 그 자체로만은 행복할 수 없다. 사람이 태어났다는 것 그 자체로 행복하다면 참으로 인간이란 돼지와도 별로 다를 것이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산다는 것은 어쩌면 행복을 만들어가는 과정, 그 투쟁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무엇이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일까?

젊은 시절에 읽은 책 중에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이란 책이 기억난다. 누구나 알고 있는 새는 알에서 깨어난다는 귀절이 나오는, 일종의 소년 성숙기를 기록한 책이다. 인간은 이데아에 대한 자기 정립없이는 결코 행복할 수 없다. 그것은 사람이란 누구나 한번은 알에서 깨어나야만 하는 존재라는 것이다. 아름다운 소녀의 얼굴은 시인에게는 시적영감을, 음악가에게는 맑은 선율을 선사하지만 성도착자들에게 성적대상, 그 노리개감일 뿐이다. 요사이 한국사회에 만연되고 있는 성범죄 그리고 소녀시대로 대표되는 K-pop 소녀 군단(?)은 어쩐지 알에서 깨어나지 못한 원시인들의 광란 그 음침한 공포인 것만 같다.

 

여성은 누구나 소녀시대를 거쳐 여자가 된다. 아름다운 감성의 소녀시대야말로 소녀만의 신비 그 꿈꾸는 사랑이며 거쳐가야할 감성의 분화구 시간의 멈추어진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기도 할 것이다. 그러기에 인생에서 여자란 어머니이며 아내이기에 앞서 영원한 소녀 그 내면의 향수일지도 모른다.

요사히 한국뉴스를 보면 끔찍한 성범죄 이야기들로 가득, 사회가 온통 벌집 쑤셔놓은 듯 심란하다. 인간의 내면 한 구석에는 왜 그처럼 어둡고 칙칙한 면이 도사리고 있는 것일까? 이것을 일부 변태들의 도발이라고만 치부하기에는 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노출의 풍조가 이러한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K- 팝 등  소녀시대들의 선정적인 음악들이 너무 만연하다보니 어쩔 수 없이 생긴 사회현상이라는 생각이다. 우리(세대)가 자랄 때만해도 이러한 벗고 춤추는 소녀들은 상상조차할 수 없었다. 오히려 수줍기만 한 소녀들의 모습은 문학같은 내면적인 아름다움으로  남학생들에게 어필해보려는 가련한(?) 노력들로 가득 했었다.

 

음악소녀’…? 꽤 어울리는 한쌍이 아닐 수 없다. 특히 과대 일탈을 즐기려는 남성들에겐 정신적 술안주감으로 더 이상 안성맞춤도 없을 것이다. 클래식이나 고전(문학)등에도 소녀에 대한 주제는 많이 등장한다. 소녀의 기도,  죽음 과 소녀  성냥팔이 소녀 문호 괴테도 소녀를 사랑하여 74세 노년에도 소녀(올리케)와 사랑에 빠졌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빅톨 위고의 장편  레미제라블의 중심에는 코제트(소녀)에 대한 장발장의 사랑이 있었다. 인류를 작가로 만들고 음악을 창출케하고 창의력을 북 돋는 소녀의 힘 그 힘은 어쩌면 고향처럼 순수한, 인류의 본질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였다. 바로 옆집에 같은 학교에 다니는 여자애가 살고 있었다. 하얀 살결, 기품있고 고고한 분위기가 깃든 아이었다. 나는 그녀의 집 앞을 늘 기웃거리며 그녀의 사생활을 훔쳐보기도 하고 그녀의 집 마당에서 구슬치기도 하며 늘 그녀를 한번이라도 더 보려고 했다. 물론 어느날 그녀가 나에게 말을 걸어오자 한 마디도 변변히 대답하지 못하고 일방적으로K.O.당한채 황급히 자리를 뜨고 말았지만 그후에도 그녀의 이미지는 늘 향수같은 아련함으로 남아있곤 했다. 소녀들은 왜 아름다운 것일까? 그것은 그들이 첫 출발의 아름다움,  아직은 덜익은 몽롱한 그 환영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얼마전 소녀시대 그룹이 베이지역을 찾아왔을 때 그들을 볼려고 산타클라라의 야외 극장 앞이 인산인해를 이룬 적이 있었다. 그러나 그들의 춤과 노래 속에 과연 얼마만큼 진정한 소녀시대의 영감이 깃들어 있었을까? 어쩐지 사라져만가는 듯한 소녀시대의 향수 그 풋풋한 전설을 찾아 바하의 평귤율곡(구노의 아베마리아)을 다시한번 들어본다.

 

 

 

 

출처 : Musicjung
글쓴이 : 이정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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