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흐르는 상자

[스크랩] 작명作名 / 이기철

tlsdkssk 2012. 9. 6. 14:43




작명作名 나는 이름 짓기를 좋아한다네 내 시에는 내가 지은 꽃이름 새이름이 많이 나온다네 유리병머리새 각시꽃 물동이풀 단추꽃 댕기새 은비녀꽃 구름할미새가 그런 이름이네 공중을 텅 비워둘 순 없지 않겠나 추운 들판을 바람에게만 맡겨둘 순 없지 않겠나 자네도 이름을 지어보게 그러면 없던 새가 정말 날아다닐 거네 없던 꽃이 자네 마당에 차례로 돋을 거네 식물도감 조류도감을 뒤지는 수고를 아끼게 정 궁금하거던 내게 편지를 보내게 내 시집 한 권 은박으로 싸서 소포로 보낼 테니 그 시집 햇빛 밝은 날 소리 내어 읽기만 한다면 그 시 한 줄 추운 날 내복처럼 입어주기만 한다면 . . . 詩 .. 이기철 《詩集, '잎,잎,잎' 中에서》

출처 : ♣ 이동활의 음악정원 ♣
글쓴이 : 꽃별하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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