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 풍경

[스크랩] 등산하는 사람들의 급수

tlsdkssk 2012. 8. 17. 12:50

등산하는 사람에게도 급수가 있다네요

 

과연 나는 몇급인지 몇단인지 한번 확인해 보세요 ~

 

[ 유 급 자 ]
8급 : 他意入山
휴일이면 TV 리모컨을 쥐고 산다. 회사에서 결정된 산행에 어쩔
수 없이 따라나선다.

* 특징 : 멀쩡한 하늘에서 갑자기 억수같은 비가 쏟아지기를... 그래
서 산행이 취소되기를 은근히 바라는 놀부심보.

7급 : 證明入山
산이 좋아서라기보다는 사진 찍으러 간다. 애써 걷기보다 물좋고
경치좋으면 장소 안가리고 스태플러 찍듯 찰칵찰칵 사진 찍느라
정신이 없다.

* 특징 : 경관 좋은 곳을 배경으로 증명사진 찍는 버릇. 그 사진을
산에 갔다왔다는 증거로 활용.

6급 : 攝生入山
오로지 먹으러 산에 간다. 배낭 가득 먹을거리를 챙기고 계곡을
찾아 퍼질러 앉아 음식을 탐한다.

* 특징 : 엄청 먹었는데도 음식의 절반 이상이 남아 다시 지고 내려
오며 "아 나는 왜 요즘 이리 입맛이 없을까" 자신의 몸걱정을 한다.

5급 : 中途入山
산행을 하긴 하되 꼭 중도에서 하산한다. 그리고 제 다리 튼튼하
지 못함을 탓하지 않고 꼭 뫼만 높다 탓한다.

* 특징 : "뭐 꼭 정상을 올라야 하나. 올라가면 누가 밀가루 배급
이라도 준단 말이냐" 운운하며 자기합리화를 빠뜨리지 않는다.

4급 : 花草入山
줄곧 집에만 있다가 진달래, 철쭉꽃 피는 춘삼월이나, 만산홍엽
불타는 가을이 되면 갑자기 산에 미친다.

* 특징 : 예쁜 꽃이나 단풍을 꼭 끼고 사진을 찍는다.

3급 : 飮酒入山
산을 좀 아는 인간이다. 산행을 마치면 꼭 하산주를 마셔야 산행
이 완결됐다고 주장하며, 산을 열심히 찾는 이유가 성취감 뒤에
따르는 맛난 하산주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 특징 : 술의 종류, 알콜도수, 값을 막론하고 그저 양만 많으면 된
다는 두주불사형이 많다.

2급 : 先手入山
산을 마라톤 코스로 생각하고, 산을 몇 개 넘었다느니, 하루에
이렇게 많이 걸었다느니 하는 걸 무지하게 자랑한다. 그러나 달리
기 시합에 나가면 신통치 않다.

* 특징 : 이 인간을 따라 나서면 대개 굶게 된다. 먹을 때도 번갯불
에 콩궈 먹듯 해치우고 오로지 걷고 또 걷는다.

1급 : 無時入山
산행의 정신을 좀 아는 까닭에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
나 제사가 있으나 아이가 아프나, 계획한 산행은 꼭 한다.

* 특징 : 폭풍우가 몰아쳐 "오늘 산행 취소지요?"하고 물으면
"넌 비온다고 밥 안먹냐?" 하며 아예 쳐다보지도 않는다.
단순무식이 돋보인다.

[유 단 자]
초단 : 夜間入山
시간이 없음을 한탄하며 주말은 물론, 퇴근후 밤에라도 산에 오른다.
산에 가자고 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산병 초기증세..,

* 특징 : 산꼭대기에 오르면 지가 무슨 늑대라고 `아~우~` 달을 보며
소리지르는 해괴한 모습을 가끔 보인다.

2단 : 面壁入山
바위타기를 즐겨, 틈도 없는 바위에 온몸을 비벼 넣으며,
바위가 애인인 듯 안고 할퀴고 버팅기고...
바위를 상대로 온갖 퍼포먼스를 다 한다.

* 특징 : 이쯤되면 대학졸업때까지 책 10권도 못 봤단 말이 실감난다.

3단 : 面氷入山
날씨가 추워지기를 학수고대한다.
얼음도끼와 쇠발톱을 꺼내놓고 폭포가 얼어붙기를 축원하다가,
결빙소식만 들으면 만사 제쳐놓고 달려가 얼음에 몸을 던진다..

* 특징 : 빙판길에 가족이 넘어져 다쳐도 겨울은 추워야 한다고 박박 우긴다.

4단 : 合計入山
더 높고 어려운 산은 없나 눈에 불을 켠다.
산에 관한 정보를 찾으려 외국원서를 번역하며 평소 안하던 공부를 하기도 한다..

* 특징 : 산병 중증환자로서
`운수납자`(雲水衲子 : 탁발승을 멋스럽게 부르는 말) 흉내를 내며
고행길로 들어서기도 한다.

5단 : 雪山入山

드디어 설산인 히말라야로 떠나게 된다.
생즉필사(生卽必死), 사즉필생(死卽必生)이라...
알 듯, 모를 듯 비장한 출사표를 내고 설산에 도전한다..

* 특징 : 설산으로 간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돌아왔다는 소식이 없는 경우가 종종 있다.

6단 : 自我入山
드디어 산심을 깨닫고,
진정으로 넘어야 할 산은 마음속에 있음을 알게 된다.
따라서 무조건 높고 험한 산에 취해 잊고 지냈던
`사람과 산`의 관계를 알게 된다..

* 특징 : 국가에서 주는 훈장을 가끔 받는 경우가 있다.
그동안 집사람에게 찍혔던
`산에 대한 집념`이 비로소 결실을 거둔다.

7단:回歸入山
산의 본질적 의미는 자신을 발견하는 데 있다는,
머리에 쥐나는 진리를 깨닫고, 다시 우리나라의 낮은 산을 찾게 된다..

* 특징 : `걷는 자만이 오를수 있다`는,
지극히 쉬운 원리를 어렵게 깨우친 충격을 못이겨,
실실 웃는 하회탈 모습으로 평소의 표정이 바뀐다.

8단 : 不問入山
`산 아래 산 없고 산 위에 산 없다`라는
평등 산사상의 경지에 이른다. 입신의 경지라고 할 수 있다.

* 특징 : 묻지마 관광처럼,
산에 오르는 이유를 묻지 말라는
禪問答을 하며 유유자적 산을 즐긴다.

9단 : 小山入山
작은 산도 엄청나게 크고, 높게 보는
겸허한 안목이 생긴다.
작은 산을 즐겨 찾으나,
죽어도 힘들어서 높은 산을 못 올라간다는 말은 안한다..

* 특징 : 다리에 힘이 빠지는 것과 비례하여 입에 양기가 오른다.
남산 정도의 산행을 끝내고도, 하산주를 마실 때면
과거를 회상하는 시간이 엄청나게 길어진다.

출처 : 豊友會
글쓴이 : 시보네/54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