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록 / 서정주
어이 할꺼나
아, 나는 사랑을 가졌어라
남 몰래 혼자서 사랑을 가졌어라
천지엔 이미 꽃잎이 지고
새로운 녹음이 다시 돋아나
또 한번 날 애워싸는데
못 견디게 서러운 몸짓을 하며
붉은 꽃잎은 떨어져 내려
펄펄펄 펄펄펄 떨어져 내려
신라 가시내의 숨결과 같은
신라 가시내의 숨결과 같은
풀밭에 바람 속에 떨어져 내려
올해도 내 앞에 흩날리는데
부르르 떨며 흩나리는데…
아, 나는 사랑을 가졌어라
꾀고리처럼 울지도 못할
기찬 사랑을 혼자서 가졌어라
출처 : 신현식의 수필세상
글쓴이 : 에세이 맨 원글보기
메모 :
'詩가 흐르는 상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명시]내가 사랑하는 사람/정호승 (0) | 2011.09.16 |
---|---|
[스크랩] [명시]혼자라는 건 / 최영미 (0) | 2011.09.04 |
[스크랩] [좋은 시]흔들릴 때는 /이동식 (0) | 2011.09.04 |
[스크랩] 추억은 혼자 분주하다 / 이기철 (0) | 2011.08.29 |
[스크랩] 가을 / 함민복 (0) | 2011.08.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