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 풍경

問 病

tlsdkssk 2008. 11. 27. 23:39

問 病

스크린골프 치며 ‘온몸운동’하는데, 머리에서는 ‘배당 받은 활동’이 떠오른다. ‘레지오 마리에’단원인 나는 단장이 ‘주간 활동’을 지시하는 대로 따르고, 다음 주 회합 때 보고해야한다.

받은 활동은 ‘사이버 선교 2명’인데, 누구한테 할까?… “그래! ‘개자지’한테 하자!”

개자지는 교교 동창 정태진의 별명이다. ‘이정용 아형’ 아들 결혼식이 교회에서 끝나고 셔틀버스 기다리는데, 느닷없이 “병태야 니 ‘개자지’가 순 우리말로 뭐라카는지 아나?”했던 넘이다.

“싱거운 넘아!… ‘개 좆’ 이지 뭐!”

“니는 문인이라 카는 기 그것도 모리나? 공부 좀 해야겠다. 집에 가거든 큰 사전 찾아봐라.”

오자마자 사전 뒤졌다. 없다! 그러면 그렇지. 문자 메시지 보냈다.

‘개자지야 엄따! 호랑말코야!’ 육두문자 보냈더니 전화가 왔다. “사전 좀 또이또이 한 거 비치해 두거라. 문우 집에 찾아가서 큰 사전 뒤지고, 없으면 그거는 갖다 내삐리라 캐라. 어흠!”

‘민혜’선생께 알아보니 “그 친구 농담 좋아하시는군요! 없네요!”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있다! ‘개자지’를 찾지 말고, ‘엘레지’를 찾아야한다. 1) (elegie 프) 비가, 애가, 만가. 2)개의 자지

문자 메시지 보냈다. ‘엘레지야! E-mail 있으면 알려다오. 나는 내일 이정용한테 놀러간다.’

답이 왔다. ‘모연! 뇌졸중으로 분당 서울대 병원에 입원해 있다.’

‘우째 이런 일이… 의사 선생 지시대로 몸 잘 관리하고 있게. 내일 문병 가겠네.’

인터넷으로 병원 찾아 약도 보니, 오리역 3번 출구에서 걸어 30분 거리인 듯. 수필집 ‘연잎에 새기는 마음’과 ‘신앙 고백’유인물 잘 챙겨서 갔다. 6시 넘어 어둑어둑한 길 걸으며 물으니 “어르신! 미금역으로 가서 ‘마을버스 타셔야 함다!”하네.

버스 내려 안내 데스크로 가서 이름 대니 동, 실, 적어준다. 악수 청하니 손잡는데, 멀쩡하다. 다리도, 말씨도 어눌한 구석이 전혀 없다!

“집에서 TV보며 앉아 있는데 몸 반쪽이 마취주사 맞은 듯이 감각이 … 일어서서 이 서랍 저 옷장 뒤지다 보니, 시각적으로 좌우대칭이 맞지 않고… 마침 서울대병원에 ‘건강검진’ 예약해둔 날이 내일이라 식구들 오기 기다렸네.

사타구니에 면도를 하고 혈관으로 ‘기구’를 집어넣어 관찰 한다… MRI 검사를 두 번씩 한다… 야단법석을 떨고 나오니, 마누라와 딸이 엉엉 울어 눈이 팅팅 붓고 지랄했다 아이가. 비러묵을.

검진 종합 결과 : 숨골(연수, 뇌수의 아래 끝에 있으며 척수의 위 끝으로 이어지는 부분, 생명에 직접 관계되는 폐, 심장, 혈관 등의 운동을 지배하고 있음)의 혈관이 막혀 있음. 뚫었으니 며칠 후 퇴원할 수 있음.

 

“지랄했다고? 거품 물며 하더냐?”

‘지랄’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1)‘함부로 법석을 떨거나 분별없이 막 하는 짓’을 욕으로 이르는 말. 2)‘지랄병’의 준말 이다.

경상도 사람들은 ‘잘 해도 지랄! 못 해도 지랄!’ 지랄이 춤을 춘다!얼~시구 지랄이다!

“혈압이 얼마냐? 혈압 약은 먹다가 정상이 되었다고 줄이지 마라. 약에는 내성이 있어 장복하는 약은 줄이면 큰일 난다. 김대한 군이 줄였다가 갔네! 병원 예약? 자네는 살 복이 있어 마침 예약이 되어 있었지. ‘119 불러 응급실로 직행하시게. 한의원은 천천히 병세를 줄이지만 이런 병은 시간이 생명이다! 돈이 아니라 명줄! 인명재천이고, 이번에 잘 넘겼으니 오래오래 사시게!”

“고맙네.”

“퉁퉁 부은 마누라 두 눈에 ‘얼음찜질’이나 해 주게나.ㅋㅋㅋ”

“그리고 E-mail 주소 만들어라. 뇌는 자꾸 써야 늙지 않으니. 행님 말씀 명심하게!”

2008년 11월 27일 (200자x10매)

** ‘불알친구라 사투리 많이 썼는데, 경상도에서는 ’지랄‘을 구수한 사투리로 알고 어릴 때부터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