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 풍경

버리기

tlsdkssk 2008. 9. 21. 00:11

버 리 기

법정스님의 ‘버리고 떠나기’는 못되지만 오늘 ‘버리기’를 실행했다.

촌넘이 서울 유학 와서 하숙집 동기로 지냈던 벗이 청첩장을 보내왔다. 호남 출신인 그는 ‘딸 둘이 다 경상도 청년과 맺어졌다’며 ‘보리 문둥이(文童ㅋㅋ)’ 인 나를 좋아했다.

하숙집 아주머니는 월북해버린 남편이 잉태시키고 간 딸 하나 키우느라 예식장에 가서 피아노 ‘웨딩 마~치’ 두드리며, 어렵사리 살았다. 친정아버지는 의학 박사로 납북 당했고, 시부는 민주공화당 총채 정구영 어르신…

아주머니는 고운 딸 시집 주고, ‘지명’ 후반기에 재혼했다.

여우비가 슬~슬 내려 접이우산 가지고 전철을 탔다. 1시간을 타다가 내려 한참을 걸었더니 배에서 ‘꼬르륵’소리가 난다. 胃大하여 뷔페음식 ‘산더미’처럼 담아 오니, 놓고 간 우산이 없다. “펴지도 않고 뒀는데, 날아갔나?…”

찾을 때까지 구석구석 돌아볼까 하다가 ‘쓸 만큼 썼으니 버리고 떠나자!’한다.

옆자리 신사가 손목에 찬 ‘팔찌 묵주’보더니 “교우세요?”한다.

맥주 따라주어 고맙다며, “전교는 어떤 방법으로 합니까?”하니 머뭇머뭇하다가 “행동으로 보여줍니다.”한다.

“좋지요! 하지만 ‘유비쿼터스’ 시대에는 ‘사이버 전교’를 해야 함다.

‘신앙 고백(200자X15매)’를 E-mail로 날려 보내 보십시오. ‘성당에 한번 나가보겠네. 고맙네!’하더군요! 개신교 신자들이 “예수 믿으시오! 안 믿으면 지옥 감다!”하며 지하철, 길거리 등에서 떠드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합디다.”

** 천주교 교리 소개서 ‘신앙 고백’은 내가 명동성당 ‘성서 못자리 반’에서 3개월 교육 받고 신부님으로부터 ‘A+’ 학점 받은 리포트임.

오는 길 지하철 타서 보니 우산들에 빗물이 암팡지다. ‘지공선생’이니 종일 타고 돌아다니자! 타고 2시간이 지나니 지루하다. 내리니 실비는 여전…

“우산이 3,000원이요.”

“색깔 붉은 얼룩무늬 없소? 잃어버렸다고 실토하면 마누라에게 야단맞는데!”

“어르신! ‘佛者에게 ’보시’하고 더 좋은 넘 한 개 업어왔소! 하시구려.ㅋㅋ”

“와! 左腦가 무지 발달한 젊은이구려! 최장기간 베스트셀러인 ‘무지개 원리’ 읽으셨구려!”

집에 도착 “布施하고 이넘 업어왔소!”하니 ‘물안개’가 살펴보더니 “어머! 잘 했구려!”했다. “성공이다!ㅎㅎ!!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