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울에 달아본 입과 말, 그리고 귀와 마음
어떤 현자가 우연히 저울에 입과 말 그리고 귀와 마음을 올려 놓아보았습니다.
처음엔 입과 말을 올려놓았더니 균형을 이루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입과 말을 하나로 묶어 귀를 올려놓았습니다.
그랬더니 역시나 균형을 이루었습니다.
균형을 이룬 까닭을 현자는 곰곰이 생각해보니 입에서 아무런 말이 없을 때는
귀도 아무런 응답이 없기 때문에 균형을 이루었던 것이었습니다.
이번엔 방법을 달리해서 입과 귀를 하나로 묶은 것에
귀와 마음을 하나로 묶은 것을 저울에 올려놓았습니다.
그랬더니 이번엔 불균형을 이루었습니다.
이는 귀가 항상 열려 있는 상태에서 마음이 어떠한 반응을 나타내느냐에
한쪽이 위로 올라가거나 아니면 내려갔습니다.
입이 말을 할 때는 자신의 귀도 열려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자신의 귀를 남의 귀와 비교해 보지 않습니다.
아니 말을 하기 전에 자신의 마음으로부터
'이 말을 했을 때' 상대방의 귀와 마음이 어떻게 되어 있나를 재보지 않습니다.
받아들이는 귀는 상대방이 왜, 어떻게 그 말을 했느냐를 따지지 않습니다.
다만 있는 그대로 처음엔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마음을 더해봅니다.
헌데 그 마음이 문제입니다.
그 마음이 필터(Filter)를 작동시켜 여과시킬 것은 걸러내고
또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여야 하는데 그 여과기의 성능이 좋지 않으면
그냥 통과시키고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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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가끔, 아니 종종 아무런 생각 없이 말을 툭툭 내뱉습니다.
그런데 때론 툭 던져진 말이 상대에겐 심한 상처를 줍니다.
우리는 가끔 저 사람이 왜 그 말을 했을까 하고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상대는 아무런 생각 없이 툭 던진 말인데
열려있는 귀는 마음에 중압감을 더하여 따지고 따지면서
자신에게 던져진 말을 가지고 시비를 합니다.
그래서 다행이 시비를 가려보니 이로운 말이면 주머니에 넣습니다.
헌데 꼬투리가 있는 말이면 저울이 쳐진 것처럼 아주 무거워집니다.
우리의 마음에 저울을 지니고 다니면 아주 좋을 듯 합니다.
입과 말을 그리고 귀와 마음이 항상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저울 양쪽을 항상 비워두세요.
자신의 입에서 나간 말이 때론 자신의 아름다운 자아에
상처를 담아서 전해진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그래서 현자는 자신의 입에 항상 자아의 열쇠를 달고 다닌답니다.
-옮긴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