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흐르는 상자

[스크랩] 惡의꽃 / 보들레르

tlsdkssk 2009. 9. 12. 06:23

 

 

 

 
 
 



 

 
                   어리석음, 과오, 죄악과 인색에           
정신은 얽매인 몸은 들볶이니           
우리는 친숙한 뉘우침만 키운다           
거지들이 몸에 이를 기르듯           

우리의 죄는 끈질긴데 후회는 느슨하다          
우리는 참회의 값을 톡톡히 받고          
가뿐하게 진창길로 되돌아온다          
비열한 눈물에 때가 말끔히 씻긴다고 믿으며          

악의 베갯머리엔 '사탄 트리스메지스트'홀린 우리 넋을 슬슬 흔들어 재우니          
의지라는 우리의 귀금속도          
이 능숙한 화학자 손엔 모조리 증발한다          

우리를 조종하는 줄을 쥐고 있는 건 저 악마         
우리는 역겨운 것에 마음이 끌려         
날마다 지옥을 향해 한 걸음씩 내려간다         
겁도 없이 악취 풍기는 어둠을 지나         

늙은 갈보의 학대받은 젖퉁이를         
핥고 물어뜯는 가난한 난봉꾼처럼         
남몰래 맛보는 쾌락 어디서나 훔쳐         
말라빠진 귤인양 죽어라 쥐어짠다         

우리 머릿골 속에는 수백만 기생충처럼         
마귀떼가 빽빽이 우글거리며 흥청대고         
숨쉬면 죽음이 숨죽인 신음소리 내며         
보이지 않는 강물 되어 허파 속으로 흘러내린다         

강간과 독약이, 비수와 방화가         
비참한 우리 운명의 초라한 캔버스를         
그들의 짖궂은 구상으로 아직 수놓지 않았다면         
아! 그건 우리의  넋이  그만큼 대담하지 못하기 때문         
       
그러나 승냥이, 표범, 암 사냥개         
원숭이, 전갈, 독수리, 뱀         
우리 악의 더러운 가축 우리에서         
짖어대고 악쓰고 으르렁거리고 기어다니는 괴물들 중에서         
제일 흉하고 악랄하고 추잡한 놈 있으니         
놈은 야단스런 몸짓도 큰 소리도 없지만         
지구를 거뜬히 박살내고         
하품 한 번으로 온 세계인들 집어삼키리         

그놈은 바로 권태         

눈에는 무심코 흘린 눈물 고인 채         
담뱃대 빨아대며 단두대를 꿈꾼다         
그대는 안다. 독자여.. 이 까다로운 괴물을         
 위선자 독자여 내 동료 내 형제여!         

 

 

 Virgin Black / Elegant And Dying 6 The Everlasting   상띠.한      

 

  

출처 : 惡의꽃 / 보들레르
글쓴이 : 상띠.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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