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 풍경

[스크랩] 돼지꿈을 꾸게 만드는 그림-돼지의 재발견

tlsdkssk 2007. 7. 21. 23:44


 

오늘이 7월 24일 이제 황금 돼지해도 절반이상을 확 넘어가네요

올해는 유난히 돼지의 해라며, 모든 이에겐 경제적인 풍족과 발전이 있기를 기원했던 한해였습니다.

한 해가 시작되는 시점에서 우리 모두가 견지하는 그런 꿈들이 서서히 퇴색되어 갈때쯤

FTA를 둘러싼 사회각층의 다양한 반응과 경제적 모색이 올해 최고의 화두로 떠올랐고

그러는 한편 파주의 시민단체는 군시설 도입과 관련해서 돼지를 찟어죽이는 퍼포먼스로

국민들의 빈축을 사기도 했습니다. 이럴때마다 등장하는 돼지는 과연 우리들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을까? 하는 생각에 빠져 봅니다.

 

최근 <돼지의 발견>이란 책을 사서 읽었습니다. The Complete Pig가 원제인데요

돼지를 둘러싼 역사와 문화사, 종교적 의미에서의 돼지고기등 다양한 소재를 비롯해서

예술 속에서 어떤 의미를 가진 소재로 등장하는 지에 이르는 방대한 작업의 내용이 담겨 있는 책이었습니다.

 

 

 

최석운 <돼지들> 캔버스에 아크릴 2006

 

오늘 소개할 작가 최석운은 한국의 전통적인 제주도 돼지를 소재로 삼아

흥겹고 편한 일상의 모습을 그려낸 작가입니다. 이 분의 작품 속엔 서양의 핑크빛 돼지와는 다른

제주도 산 흑돼지가 주인공으로 자주 등장하지요. 올해 돼지해가 시작하면서 이 분 그림이 날개 돋힌듯 팔렸다는 사실....

아마도 벽에 걸어놓고 자기 주문을 외우고 싶은 분들의 수요가 한몫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정말 이 그림을 보고 있으면 돼지 꿈을 꿀거 같다는 생각에 빠집니다

 

 

최석운 <돼지와 놀다> 캔버스에 아크릴 2006

 

제주도의 황토빛 대지와 거무 튀튀한 빛갈의 흑돼지를 보고 있으면

자연 속에서 거세되지 않고 용기있게 일어나는 제주민중들의 힘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좀 정치적인 해석일까요? 자 그렇다면 본격적으로 돼지의 문화사에 들어가도록 하겠습니다.

 

고구려 시절부터 오늘날의 고사상 돼지머리까지,

하늘과 땅의 신에게 올리는 제의에는 돼지가 빠지지 않았습니다.

최근 시사저널의 기자들이 새롭게 매체를 창간하자면 제사를 지낼때도 종이로 만든 돼지머리가 올려있었죠

서양에서도 돼지는 항상 풍요와 다산의 상징이면서 동시에 용맹과 사나움, 나가서는 악의 표상으로

자리를 잡게 됩니다. 돼지는 고대 이집트에서 들판에 씨를 뿌릴때는 오시리스의 영혼을

가을걷이를 할때는 세스의 영혼을 상징하기도 했죠. 크레타 섬의 전설을 보면

제우스 신에게 젖을 먹인 것이 암퇘지요 그를 살해한 것도 수퇘지라고 한답니다.

  

 

 

옥수수 파종기가 되면 그리스 인들은 농업을 관장하는 데메테르에게

이 돼지를 바침으로서 평온과 풍성한 수확을 기원했다고 하죠.

물론 돼지에게 이런 좋은 일들만 따라다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우리는 흔히 더러운 사람을 가리켜

돼지의 탐욕과 연결하는가 하면 고대에는 돼지의 젖을 마시면 문둥병에 걸린다는 속신사상 까지 있었다고 하니더 할말이 있겠습니까?

 

 

 

최석운 <돼지꿈> 캔버스에 아크릴, 2006

 

특히 성경에선 항상 돼지는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되어 왔습니다.

그들의 선민에게 먹지 말아야 할 금지 음식 품목이었죠. 하지만 이러한 내용의 배후에는

당시 돼지고기가 이동이 잦은 이스라엘 백성의 생활코드에 맞지 않았기 때문에 배척된 것이라는 점이

항상 간과되어 왔습니다. 여기에 신약에 가면 '거라사 돼지' 의 이야기가 나오죠

악마의 영혼을 거라사인의 돼지 떼에 넣음으로써 바다를 향해 돌진해가는 무모한

돼지의 이미지를 만들어내기 까지 합니다. 이후 탐욕과 육욕, 질투, 폭식, 분노, 태만이라는

일곱가지 죄악을 명명할때, 항상 돼지는 이러한 죄의 분신처럼 사람들에게 기억되어 왔습니다.

 

 

최석운 <나룻배에 탄 돼지> 캔버스에 아크릴 2005

 

하지만 최석운의 그림 속 돼지를 보면 이런 부정적인 느낌들이 완벽하게 거세되어 있지요

그래서 저는 이 작가의 그림을 좋아하나 봅니다. 그림 속 더욱 재미있는 사실은

돼지의 등 위에서 잠든 주인의 모습을 바라보는 개의 시선이죠

역시 꿈은 돼지꿈이 개꿈보다는 수천배 좋은 모양입니다.

개도 그걸 아나봅니다.

  

 

최석운 <그릇속의 세마리 돼지들> 캔버스에 아크릴, 2006

 

<돼지의 발견>은 돼지에 관해 우리가 알고 있는 내용들을 다시 한번 점검하거나

몰랐던 혹은 당연스레 알고 있던 신화적인 내용들을 화려한 사진과 함께 하나하나 일깨워갑니다.

그러고 보면 돼지는 항상 문화적으로도 다양한 함의들을 가지고 나타났지요

어린 시절 머펫쇼에서 보았던 미스 피기의 얼굴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고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이라는 영화의 제목도 생생합니다.

 

 

최석운 <돼지들> 캔버스에 유채 및 아크릴, 2006

 

부산출생인 작가는 오랜동안 동물과 새들, 자신이 작업하고 있는

양평의 정취어린 풍경 속에서 만나는 대상들을 캔버스에 하나씩 담아왔습니다.

그림 속 동물들은 하나같이 그림을 보는 관객들을 직시하지 않습니다.

하나같이 사시눈을 뜨고 우리를 쳐다봐요.

왜 그럴까 하는 생각에 빠졌습니다. 작가는 이런 돼지의 모습이 대상을 정면으로 보지 못한채

항상 비끄러진 모습으로 보면서 두려워하고 가까이 가길 힘들어하는

현대인의 모습, 나아가 작가의 모습을 담은 것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온갖 저주스런 것들을 풀수 있는 대상으로

돼지를 선택하면서도, 정작 그 희생을 통해 얻는 고기와 기름에는 동서양을 비롯하여 관대했던

우리들의 이중성이 그대로 담겨 있다고 평해도 되겠더군요.

유럽에서 IMF를 비롯하여 전 지구적인 미국의 자본에 반대하는 행사를 하거나

퍼포먼스를 할때, 그 상징으로 나오는 것은 결국 또 돼지입니다.

 

 

최석운 <커플돼지> 캔버스에 아크릴, 2006

 

 “Think P.I.G. - that’s my motto. P stands for Persistence,

I stands for Integrity, and G stands for Guts.

These are the ingredients for a successful business and a successful life"

 

돼지처럼 생각하세요! 이것이 저의 모토랍니다. P는 인내, I는 고결함, G는 바로 담대함입니다.

성공적인 비즈니스와 삶을 이끌기  위해 필요한 자양분이죠. -린다 챈들러-

 

경영자 린다 챈들러의 말을 인용해 올려봅니다. 원래는 예전 미국의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의

선거용 캐치 프레이즈였지요. Call Me PIG!!!!!라구요. 돼지꿈을 꾸기 위해 투자하기 보다는 그 꿈의 빛깔과

방향성을 제대로 운용하는데 더 많은 투자를 하는 여러분이 되길 바랍니다.

미술투자에 관한 책을 열심히 쓰고 있습니다. 투기가 아닌 투자의 관점에서 미술시장을

따듯하고 명민하게 안아볼수 있는 책을 반드시 내도록 할께요.

 

돼지가 풀장에 빠진 날......

 

역시 우물보다는 이런 더위엔 시원한 풀장이 더욱 좋을듯 하지 않으세요?

오늘도 멋진 하루 되시길요....그리고 최석운의 그림을 열심히 보시고 나면

분명히 돼지꿈을 꾸실거에요. *^^*

황금돼지해....남은 날들 최선을 다해 달려가봐요 우리....모두 부자 되세요.

 

출처 : 돼지꿈을 꾸게 만드는 그림-돼지의 재발견
글쓴이 : 이 남자가 궁금하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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