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 풍경

친구 환자 방문기

tlsdkssk 2007. 3. 29. 23:24
 

         환자(중풍) 방문

직장에서 쓰러져  7년 동안 누워있는 친구 집을 찾았다. 가까운 곳에 살 때는 자주 찾아보았지만 멀리 이사를 가서 2년 만에 찾았다.

고교, 대학 동기다. 대학 운동장에서는 야구 포수를 맡아 운동 즐기더니….

친구의 별명은 ‘부처님 반 조각’ 이다. 직장에서 상관이 부당한 일을 시켜도 순종만 하다가 울분을 참지 못했단다.

오랜 세월 누워 지내는 벗을 위로하느라 6년 동안 누워 있는 루게릭 환자 얘기를 했다. 할수 있는 건 눈 깜빡이는 것 밖에 없어 ‘ㄱ,ㄴ,ㄷ ㅏ,ㅑ,ㅓ’적은 훈민정음 24자 표를 보이면서  의사소통 한다고 했다. 동병상련을 떠올리라고…. 루게릭은 아마 소아마비와 같은 병일꺼라 며 TV에서 봤다고 한다.

   할 일 다 하고 누워 있으니 너무 상심 말라고 위로하니, 딸 혼례를 못 치른 거가 미안하단다.

   딸 인적사항 적어 달라고 했다. 부인이 정성스럽게 적어준다.

       김 윤희. 1979,4월 생. 2002년 2월 중앙대학교 교육학과 졸업, 영어 교육학과 복수 전공. 2002년 3월부터 서울 외국환 중개회사 근무 중. 신장 165cm.성격 조용하고 얌전하여 회사에서도 그러냐고 물으니 활발하게 활동한다 함.

      수필집 ‘빈들에  머문 향’ 주며 내가 실은 ‘새로운 시작’ 읽고 評해 달라고 했다. 원제 ‘늙으면 죽어야’를 이명환 군에게 보냈더니 ‘새로운 ..’으로 고치라고 해서 고쳤다 했다.

     끝 6줄은 충서 신현직 군이 보내온 덧글이라 했다.

         ‘언제 죽고 싶다는 표현은 멋 좀 부린 것같이 느껴지고, 아래 글이 생각납니다.

         당신이 태어났을 때 당신 혼자만이 울고 있었고 당신 주위의 모든 사람들은 미소           짓고 있었습니다. 당신이 이 세상을 떠날 때는 당신 혼자만이 미소 짓고 주위 사 람들은 울도록 그런 인생을 사십시오.’

    신약성경 읽어보라고 주니 천주교에서는 제사 지내도 되느냐고 묻는다. 돌아가신 분을 사모하며 禮를 갖추는 의식이라 금하지 않는다며, 성경은 신이 인간으로 태어나서 33년 동안 산 행적과 가르침을 기록한 책이라 했다. 나는 3번 읽고 필사까지 했으며, 과연 인류역사의 최고 베스트셀러라고 하루에 몇 쪽이라도 곡 읽어라 했다.

   TV드라마 ‘황금사과’의 한 대목이 생각난다. 중풍 걸린 아버지 모시고 산책을 나온 아들에게 아버지가 묻는다. “전두환 대통령이 ‘DJ는 빨갱이라 카던데 니는 우째 생각하노?” “아부지! 아무려면 빨갱이일 텍이 있겠는교?” “그라마 니는 각하께서 거짓말을 했다 말이가?”

   “고교 동창회는 오광열이 회장, 정계영 총무가 잘하고 있고, 대학은 김성학 회장, 강북 모임 총무는 이명기가 수고하고 있다.”

   “명기는 대구상고 나왔제?”

   “아이다. 사대부고 나왔다.…”

   김홍배형 등 몇몇 친구들 안부를 묻는다. 한국은행에서 같이 일하던 친구 특히 보고 싶다고 했다.

    5월엔 보고 싶은 친구와 같이 오겠다고 약속하고 일어섰다.

                                                     2007년 3월 2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