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

[스크랩] 가을엔 이런 사람이 그립다

tlsdkssk 2006. 11. 3. 09:02


가을에는 이런 사람이 그립다 
수평선이나 지평선 보다
더 깊고 아득한 눈빛으로 
세상의 그리움 다 깨워서 보는 사람
다른 사람의 불행한 사랑에 
유심히 귀 기울이는 
그래서 함께 마음 쓰다듬어 주는 
그런 착한 사람이 그립다. 
젊은 날 눈부신 폭죽 같은 사랑이 
저기 멀리서 단풍에 묻혀 지고 있는데
그 지는 자리의 사랑도 
유년의 설빔처럼 때로 설레며
문득 문득 떠올릴 수 있는 
그런 아름다운 사람이 그립다. 
사랑했던 기억을 벌써 잊고
저만치 걸어가버린 사람이지만 
두고 온 사람의 
아연히 서있던 모습 기억했다가
가을 편지라도 띄울 줄 아는 
그런 순한 사람이 그립다.
가진 거라곤 추억뿐이어서
병들어 창백한 세상에
황금빛으로 반짝이는 목걸이 대신
투명한 수채화 같은 시 한 편
위문엽서처럼 걸어줄 줄 아는 
그런 고운 사람이 그립다. 
이렇게 눈부시게 맑은 가을 날
그런 가을의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흐린 도시속으로
여행 갈 채비 차리는 
그런 
행복한 여유의 사람이 더욱 그립다. 

출처 : 가을엔 이런 사람이 그립다
글쓴이 : 성공한 여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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