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

[스크랩] 루이제 린저 - 생의 한가운데 中

tlsdkssk 2006. 9. 23.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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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영웅이 아니야. 다만 때때로 영웅 노릇을 해 볼  뿐이지.
    우리는 모두 약간 비겁하고 계산 빠르고 이기적이고 위대함에서는
    먼 존재야. 그리고 나는 바로 그걸 그리고 싶었어. 우리가 동시에
    선량하고 또 악하고 영웅적이고도 비겁하고 인색하고도
    관대하다는 것, 모든 것이 밀접하게 서로 붙어 있어서 구분할 수
    없다는 것, 그리고 한 사람에게 나쁜 짓이건 좋은 짓이건 어떤
    행동을 하도록 한 것이 무엇인가를 아는 것은 불가능 하다는 것을
    그리고 싶었어. 모든 것이 그렇게 무섭고 복잡하게 혼란한데
    모든 것을 다 간단하게 만들려는 인간이 나는 싫어.
     
     
    2.
     
    감기 들겠다,라고 나는 말했었다.
    침대에 다시 가거라, 무얼하고 있니? 기도 드리니?
    니나는 나를 아주 침착하게 바라보더니 바로 지금처럼
    광채를 다시 얼굴에서 거두어들였다.
    내버려둬,라고 니나는 말했다.
    나는 이걸 할 수 있게 되어야 하니까.----무얼 할 수 있게
    되어야 한단 말이니? 라고 나는 물었다.
     
    전부 다, 내가 원하는 것을 모두 다, 라고 니나는 대답했다.
    언제든지 따뜻한 침대에서 나와서 찬 마루에 무릎을 꿇고,
    가시 돋힌 나무를 손으로 쥐고, 나쁜 개한테 가고,
    매질을 견디고, 소금을 먹고, 뭐든지 다 할 수 있어야 해.
     
     
    3.
     
    내가 말한 뜻은,
    우리는 조심스럽게 살고 아무데서도 안전하다고 믿어서는
    안된다는 거야. 모든 짐승들이 그렇게 살고 있어.
    고양이도, 또 소학생과 겨울의 추위가 뒤를 따라 다니는
    족제비도, 그 한 가운데 살면서 그들은 새끼를 키우고 있어.
    일순간도 나무가지에서 쉬지 않고 있어. 새를 봐, 달아날
    준비를 갖추고 정신을 바짝 차리고 공포에 차서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새를. 전 세계가 적의를 띄고 그를 보는데
    그 새는 노래를 부르는거야.
     
    ...
     
    우리는 위험과 위험 사이를 조심스럽게 소리없이 살고 있다고.
     
     
    루이제 린저 - 생의 한가운데 中
     

     

출처 : 루이제 린저 - 생의 한가운데 中
글쓴이 : susyya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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