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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책 <결혼할까 혼자살까>는 결혼이란 무엇에 대한 차선으로 결정해야 하는 수동적인 문제가 아님을 강조하고 있다. 독신의 삶 역시 마찬가지다. 결혼이든 독신이든 내가 주체가 되어 능동적으로 선택해야 하는 적극적이고 실존적인 문제인 것이다. '결혼이냐, 독신이냐' 한 개인 삶의 방식을 결정짓는 중대한 선택의 문제를 두고 이 책은 그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은 객관적이고 냉철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어느 쪽이든 시원하고 뾰족한 해결책을 내심 기대했던 독자라면 다소 실망스러울 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음식의 재료와 요리방법, 가격 등을 상세히 소개한 고급 레스토랑의 메뉴판으로 비유할 수 있다. 메뉴판은 요리에 대한 정확하고 상세한 정보를 공급하는 것이 주요임무일 뿐이다. 그것에 소개된 정보를 바탕으로 음식을 주문하고 음미하고 소화시키는 것은 전적으로 그것을 선택한 자의 몫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이 책은 사랑과 우정, 올바른 성 생활, 배우자를 선택하는 법, 원만한 결혼생활, 나아가서는 화목한 가정생활을 이루는 법, 시부모와의 갈등 줄이는 법, 인정받으며 직장생활 잘 할 수 있는 법 등 남녀 사이에서 일어날 수 있는 문제를 비롯해서 넓게는 가정과 직장, 사회에까지 그 범주를 넓혀 비교적 상세하고 구체적으로 실례를 들어 기술하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의 백미는 역시 사랑과 결혼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그 내용이 자칫 누구나 다 아는 것이어서 자칫 '원론서'라는 느낌에 그치고 만다는 점이 아쉽다. 가령, 이 책에서 올바른 사랑이 이루어지기 위한 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는 세 가지 조건은 너무 이론적이다. 그 세 가지는 열정, 친근감, 의지(책임감)이다. 이 세 가지 요소가 조화를 잘 이루어야 완전한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것. 마치 세 변의 길이가 잘 맞아야 삼각형을 이룰 수 있듯이 말이다. 이론상으로는 완벽하나 너무나 도식적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사람마음이 더구나 사랑이라는 감정이 그렇게 자로 잰 듯, 딱딱 맞아떨어지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또 하나, 본문 중에는 자기가 독신체질인지 결혼체질일인지 스스로 체크하는 항목이 있는데 다음과 같다. 미혼은 신중한 마음으로, 기혼은 재점검의 마음으로 한번 따져보시라. 독신체질 ▲자아발전에 대한 욕구가 강하다 ▲자기충족의 욕구가 강하다 ▲한곳에 정착해서 살기보다는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살기를 좋아한다 ▲직업 경력상의 기회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 ▲자유로운 성관계를 원한다 결혼체질 ▲사랑과 정서적 안정에 대한 욕구가 강하다 ▲성에 대한 욕구가 강하다 ▲자녀를 갖고 싶은 욕구가 있다 ▲경제적 안정을 원한다 ▲성인이 되고 싶은 욕구가 강하다 약간은 억지스럽다.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에 빠진 면도 없잖아 있다. 모든 사람은 독신체질이면서 결혼체질이기도 하고 결혼체질이면서 동시에 독신체질의 성향을 가지고 있다. 100% 양분되어 구별된 사람은 없다. 모든 사람이 정서적인 안정을 원하지만 자유로운 방랑도 갈망한다. 자녀를 원하는 많은 사람들 중에 자아발전의 욕구가 없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독신이든, 결혼이든 능동적이고 자발적인 선택이어야 물론 이 항목을 보고 '아, 나는 독신 스타일이구나. 그러니까 결혼은 하지 말아야겠다'라고 결정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다만, 자기 자신의 성향을 되돌아보는 자기 점검의 시간으로 삼으면 좋을 듯하다. 아마 그런 의미에서 약간은 억지스럽게나마 둘을 자로 잰 듯 구분 지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자기 점검의 시간이 꼭 필요한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이것은 굉장히 중요하다. 특히 미혼인 경우일수록 더욱 그렇다. 자신의 성향도 잘 파악하지 못한 채 '남들 다 하는 결혼이니까'하는 마음에서 떠밀리다시피 결혼하는 사람이 부지기수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 의하면 결혼성향의 사람이 독신생활을 하는 것은 독신성향의 사람이 결혼생활을 영위하는 것만큼이나 괴롭고 고통스러운 일이라는 것. 따라서 자신이 독신 성향인지, 결혼 성향인지 확실히 알고 현명하게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단다. 마땅한 배우자가 없거나, 혼기를 놓쳤거나, 기타 등등의 이유로 독신생활을 하는 것은 올바르지 못하다. 독신생활에 대한 자발적인 선택과 그것을 지탱할 수 있는 취미와 경제력, 직업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함을 이 책은 강조하고 있다. 그렇게 이 책은 약간의 '식상함'과 '이론적'이라는 약점(?)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누구나 꼭 한번쯤은 읽을만한 책이라고 자신 있게 권하고 싶다. 분명 이 책에서 말하는 사랑의 기본 태도와 방법 등은 요즘 젊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행동하고 있느냐고 묻는다면 자신 있게 대답할 사람은 드물 것이다. 기혼자들도 마찬가지다. 당신의 결혼은 정말 절실하고 필요에 의한 선택이었느냐고 묻는다면 자신 있게 '예'라고 답할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또한 상대방을 살리는 능동적인 태도로 결혼생활에 임하고 있느냐고 묻는다면 몇 사람이나 자신 있게 답할 수 있을지…. 글쎄다.
요즘 나온 연애책들은 내용을 '연애 실전'에 맞춘 것이 특징적이다. 기존 연애 관련서들이 대부분 심리학의 연장선에서 연애에 따른 심리분석 위주였던 것에 견줘 요즘 연애책들은 그 내용인 '노골적'이라고 할 정도로 구체적이다. 절대로 사귀어서는 안 되는 이성의 유형을 규정한다든지, 효과적인 사랑싸움방법 등 연애의 기술적 부분을 파고들어간다. 가령 단순히 상대방을 휘어잡기 위해 '무조건 튕겨라'는 식이 아니라 '만나는 시간을 의도적으로 줄여 아쉬움을 자극하라'는 식이다 (한겨레 4월1일자 '사랑도 컨설팅 시대') 이처럼 실전 연애의 기술을 다루는 것은 비단 서적뿐 아니라 대학강좌나 상담하는 카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신세대의 인기를 모으고 있다고 이 기사는 전하고 있다. 모든 젊은이들이 다 그러한 것은 아니겠지만 어쨌든 사랑에 대한 풍속도가 많이 바뀌고 있음을 보여주는 예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실전 기술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마음에 있음을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울러 이러한 분위기에서 <결혼할까 혼자살까>와 같은 케케묵고 고리타분한 사랑 원론서가 읽힐까하는 걱정 아닌 걱정도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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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결혼체질, 독신체질
글쓴이 : Jinee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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