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

[스크랩] 고통의 축제,편지 / 정현종

tlsdkssk 2006. 6. 20. 06:04



고통의 축제,편지--정현종
 계절이 바뀌고 있습니다. 만일 당신이 생(生)의 기미(機微)를 안다면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말이 기미지, 그게 얼마나 큰 것입니까.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당신을 만나면 나는 당신에게 색(色)쓰겠습니다. 색즉시공(色卽是空). 공시(空是). 
색공지간(色空之間) 우리 인생. 말이 색이고 말이 공이지 그것의 실물감(實物感)은 
얼마나 기막힌 것입니까. 당신에게 색(色)쓰겠읍니다. 당신에게 공(空)쓰겠습니다. 
알겠습니다. 편지란 우리의 감정결사(感情結社)입니다. 비밀통로입니다. 당신에게 
편지를 씁니다. 
 식자(識者)처럼 생긴 불덩어리 공중에 타오르고 있다. 
 시민처럼 생긴 눈물 덩어리 공중에 타오르고 있다. 
 불덩어리 눈물에 젖고 눈물덩어리 불타 
 불과 눈물은 서로 스며서 우리나라 사람 모양의 피가 되어 
 캄캄한 밤 공중에 솟아 오른다. 
 한 시대는 가고 또 한 시대가 오도다, 라는 
 코러스가 이따금 침묵을 감싸고 있을 뿐이다. 
 나는 감금(監禁)된 말로 편지를 쓰고 싶어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감금된 말은 
그 말이 지시하는 현상이 감금되어 있음을 의미하지만, 그러나 나는 감금될 수 없
는 말로 편지를 쓰고 싶습니다. 영원히. 나는 축제주의자(祝祭主義者)입니다. 그
중에 고통의 축제가 가장 찬란합니다. 합창 소리 들립니다. <우리는 행복하다>(까
뮈)고. 생(生)의 기미를 아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안녕. 

정현종 교수님은 우당 김지향 교수님 보다 늦게 등단하신 분이다 
우당 선생님은 1954년에 신문 기고로 등단하신 분이고
정현종 선생님은 1965년 현대문학을 통하여 나오셨다.
작년 발간한 시집-정현종 시선집 한 권이 35만원이였다.
우리나라 문학사상 가장 비싼 시집이였다.
도대체 얼마나 좋은 詩이길래 그렇게 高價 일까, 
누구든 의문과 의문을 갖지않을 수 없다.대부분 시집 한권이 
7000에서 만원 한장인 것이 35만원 이니
놀랄 수 밖에 ..이러한 의문과 함께 시를 읽었다
과연 詩편이 명시 자체의 옥이였다
지성과 년조가 삶의 한가운데 우뚝선 모습이였다
시님이 살아 온 생을 보는 관조가 너그럽고 품위가 있어 보였다.
물론, 수제 본 책이고, 육필 자서시이고,부수가 한정이고
퇴임 기념으로 만든 것이나, 그 만큼의 가치가.. 이후 부터 
우당선생님 다음으로 정현종님의 詩를 좋아하게 된 것이다.
습작의 길을 걷는 나에게, 묻고자 한다.
과연 내가 시집 한권을 발간한다면  
한 권에 얼마의 값을 매겨야할까.
독자는 과연 얼마의 값을 매길까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旻影시인

*정현종-1965년 현대문학으로 등단.사물의 꿈’ 
나는 별아저씨.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다‘갈증이며 샘물인 ’ 
등 다수의 시집을 펴냈다. 
서울예대 문예창작과 교수를 거쳐 
1982년부터 연세대 교수로 재직해왔다. 
* 詩-정현종 시집 고통의 축제
* 음악 Bert`s Cafe /Simon Wynberg *편집-전향

  
출처 : 고통의 축제,편지 / 정현종
글쓴이 : 행복한사랑(1)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