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 증 (痛 症)
고환에 통증이 느껴진다. 진통제를 먹어야할 만큼 아프진 않지만 신경이 쓰인다. 가만히 앉아 있거나 신문을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지 않다.
백혈병에 걸린 내 친구는 ‘암세포와 같이 살지 뭐!’했다. 무슨 이유로 그런 나쁜 게 자기 몸속에 생겼는지 모르겠으니 신이 내린 섭리로 받아들이겠다는 것이었다. 그것은 포기였다. 결국 그는 갔다.
약간의 통증은 몸을 함부로 쓰지 말고 늘 조심하며 쓰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살아도 되겠지만, 작은 고장을 키우지 말고 고치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전립선 비대증을 치료받은 병원에 갔다. 호두만한 크기의 전립선이 찐빵만큼 커졌다가 1년 6개월 약을 먹어 완치했는데 “이번에는 왜 또 불알이 아픕니까?”했다. 의사는 검사를 해보더니 요도를 타고 내려오는 오줌이 정액이 나오는 길로 잘못 흘러 들어가서, 오줌에 있는 세균이 고환 속에서 퍼지고 있다고 했다. 왜 남의 길로 들어갔느냐고 물으니 몸이 피로하거나 신경을 너무 많이 쓰면 그럴 수 있단다. 고환 길 문이 긴장이 풀어져서 오줌이 고환으로 들어간단다. 문은 긴장이 풀리면 열리는 것이다. 여성과 달리 남성은 요도와 고환액도가 다르므로 그럴 수 있단다.
지난 주말 해발 832m의 고대산에 올랐더니 무리가 되어 육신이 정상적으로 작동을 하지 않았나보다. 하긴 등산 전부터 아프기 시작했으니 원인은 아니지만 무리를 했으니 심하게 진행되었을 수는 있겠다. 걷는 것 한 시간 이상 하지 말고 등산은 500m정도가 내 나이에 좋단다. 항생제를 처방해줘서 여러 날 먹었고, 좌욕이 좋다기에 자주했다. 마지막 약 먹고 나니 통증이 멎었다. 그런데 그날 회식이 있어 오랜만에 술을 마셨다. 다음 날 또 통증이 느껴진다.
약 끊고 나서 며칠 더 있다가 음주했으면 괜찮았을 거란다. 술은 육신의 세포를 핼랠래하게 만들어 저항력을 떨어트린단다. 피 속에는 백혈구가 있어 세균이 침입하면 싸우는데, 세포가 저항력이 떨어지니 균이 이긴단다.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아도 백혈구는 증가한단다. 스트레스를 받은 세포는 저항력이 떨어지므로 더 많은 백혈구가 있어야하기 때문이다.
술은 육신이 건강할 때 마셔야 기분이 좋아진다. 세균이 있거나 스트레스가 생겼을 때 마시면, 늘어난 백혈구와 함께 긴장하려는 세포들을 핼랠래하게 만든다. 그러면 저항력이 떨어져서, 뇌가 긴장하라고 명령하는 대로 세포들이 움직이지 못하기 때문에 기분이 나빠진다.
스트레스가 생겼다고 술을 마시지 말자. 창조된 몸에 역행하는 짓이다. 주어진 육신은 병을 이기도록 관리해야 한다. 또 육신에는 간처럼 침묵의 장기도 있다. 아파도 내색 않다가 많이 아프면 죽어버리는 장기는 평소에 정기검진을 받아야 한단다. 하늘로부터 받은 육신 After service뿐 아니라 Before service도 하면서 관리하자.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 했다. 운동도 적당히 하면서 살아야 한다.
약을 다 먹고 좌욕까지 열심히 했는데 아직 아프다. 젊은이는 이 정도면 되는데 연세가 드셔서 안 낫는다며, 늙으면 면역력이 떨어진다고 약사가 말한다. “늙으면 죽어야지!”하고 웃으며 약을 더 지어 왔다.
의사 선생님께는 “핸드폰도 주머니에 넣고 다니지 말까요?“하니 괜찮단다. 인공 심장박동기 수술 받았을 때는 주의사항에 ‘휴대폰과 박동기를 서로 반대편이 되도록 하고, 30cm이상 거리를 두라고 했다.
친구에게 불알이 아프다고 하니 ‘그까짓 늙은 불알’ 확 까버리란다. 그래도 아직은 오랜만에 한 번씩 쓸 일이 있으니 고쳐서 잘 관리하면서 살련다.
- 2006년 6월- (200x10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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