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 풍경

눈 (眼)

tlsdkssk 2006. 5. 10. 22:54
 

                     눈 (眼)

     회사 경영을 맡은 50대까지 나는 눈초리가 매섭다는 소리를 들었다. 회사를 순시할 때 회장은 직원들에게 ‘걱정 없느냐?’ 등 덕담하시며 돌았지만, 사장인 나에게는 직원들이 ‘거짓 보고 하다가는 큰일 나겠지’하는 눈빛으로 나를 맞았다.

     이순(耳順)을 살고 있는 나는 이제 눈매가 부드러워졌단다.

    서울 시장 후보들이 T,V대담을 하는 것을 두 번 보았는데 ‘ㄱ’후보는 눈에 살기가 돈다는 평을 들었다.

    눈은 4종류가 있다고 한다. 육안(肉眼), 지안(智眼), 심안(心眼), 영안(靈眼)들이다. 허준선생은 심안이고, 성직자는 영안을 가졌다고 한다. 우리는 봉사활동 하면서 가끔 심안이 된다. 혜안(慧眼)은 4종류의 눈을 통 털어 ‘사물의 본질이나 이면을 꿰뚫어 보는 눈, 불교에서 이르는 오안(五眼)의 하나로 차별이나 망집(妄執)을 버리고 진리를 통찰하는 눈’이다.

    투표의 계절이 오고 있다. 혜안을 맑게 치뜨고 의인(義人)에게 표를 던져야 한다.

    ‘ㄱ'후보는 ’우리나라’를 ‘저희나라’라고 해서 식자들이 한심한 후보라고 했다. 무식한 인간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방송에 나와 그런 소리를 하다니 경고를 줘야 마땅하단다. ‘저희‘는  ’우리‘의 낮춤말이다. 조국을 비하해서 부르다니.... .또 ’자기나라’라고 소유격을 쓰다니... .우리 모두의 공동체를  자기 개인 소유물과 구별도 못하다니... .

     또 동문서답을 한다는 지적도 많았다. 상대방의 대답을 다 듣지 않고 ‘들을 줄 모른다’는 지적도 있었다.

     환자 방문을 가면 6년 동안 불치병(루게릭)을 앓고 누워 있는 분이 있다. 누구를 찍으려 하느냐고 물으니 그 ‘도끼눈’은 안 된다고 한다. 그분이 의사표시를 하는 방법은 훈민정음 문자판을 보이며 글자 하나씩을 가리킬 때 눈을 깜빡하면 선택하는 방법으로 글자를 쓴다. 같이 봉사하러 갔다가 문자판을 들고 의사소통을 도우는 분은 ‘ㄱ'후보를 찍겠다고 했다가 환자분께 혼났다. 누워만 지내면서 세상물정 모를 것 같은 분은 혜안을 잃지 않고 누워 있다.

     눈은 마음의 창이라 했다. 창문을 맑게 닦으며 살아야겠다.

                                             2006년 5월  (200x5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