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

[스크랩] 간격 / 안도현

tlsdkssk 2006. 4. 2. 11:14

 
간격 
                       - 안 도 현 -
숲을 멀리서 바라보고 있을 때는 몰랐다 
나무와 나무가 모여 
어깨와 어깨를 대고 
숲을 이루는 줄 알았다 
나무와 나무 사이 
넓거나 좁은 간격이 있다는 걸 
생각하지 못했다 
벌어질 대로 최대한 벌어진 
한데 붙으면 도저히 안 되는, 
기어이 떨어져 서 있어야하는, 
나무와 나무 사이 
그 간격과 간격이 모여 
鬱鬱蒼蒼울울창창 숲을 이룬다는 것을 
산불이 휩쓸고 지나간 
숲에 들어가 보고서야 알았다 
출처 : 간격 / 안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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