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미리비님[ 통도사의 홍매]
[ 사랑은 자주 흔들린다. ]
울고 있느냐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 해서
우는 너의 모습을
숨길 수 있을 것 같더냐
온몸으로 아프다며 울고 앉아
두팔로 온몸을 끌어 안았다 해서
그 슬픔이 새어 나오지 못할것 같더냐
스스로 뱉어놓고도
미안스러워
소리내어 울지도 못할 것을
왜 그리 쉽게 손 놓아 버렸느냐
아픈 가슴
두손으로 쥐어 잡았다해서
그 가슴안에서
몸부림치는 통증이
꺼져가는 불꽃마냥 사그러지더냐
너의 눈에
각인시키고 그리던 사람
너의 등뒤로
보내버렸다해서
그사람이 너에게 보이지 않더냐
정녕
네가 이별을 원하였다면
그리 울며 살지 말아야 하거늘
왜 가슴을 비우지 못하고
빗장 채워진 가슴에
덧문까지 닫으려 하느냐
잊으라하면 잊지도 못 할 것을
까닭없이
고집을 부려 스스로를 벌하고 사느냐
그냥 살게 두어라
그 좁은 방에 들어 앉았다
싫증나면
떠나는 날이 오지 않겠느냐
문득
가슴 언저리가 헛헛해
무언가 채우고 싶어질 때
그때는
네가 나에게 오면 되는 것이라
갈기갈기 찢어지고
피멍들은 가슴으로 온다해도
내가 다 안아 줄 것이라 .
내게 돌아올 것을 알기에
기다리는 것이라.
너는 내 것이기 때문에
내가 다 안을 수 있는 것이라.
그래서
오늘 하루도 살아 낸 것이라.
살아 간다는 것은
저물어 간다는 것이다.
슬프게도
사랑은 자주 흔들린다.
어떤 인연은 노래가 되고
어떤 인연은 상처가 된다.
하루에 한 번씩 바다는 저물고
노래도
상처도 무채색으로 흐리게 지워진다.
나는 시린 무릎을 감싸 안으며
나즈막히 그대 이름 부른다.
살아간다는 것은
오늘도
내가 혼자임을 아는 것이다.
글 ; 이외수
사진 ; 류희수님[ 매화의 봄맞이 ]
♬~ Evergree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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