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

[스크랩] 따뜻한 얼음

tlsdkssk 2006. 1. 13. 15:52


      따뜻한 얼음 박남준 옷을 껴입듯 한겹 또 한겹 추위가 더할수록 얼음의 두께가 깊어지는 것은 버들치며 송사리 품안에 숨쉬는 것들을 따뜻하게 키우고 싶기 때문이다 철모르는 돌팔매로부터 겁많은 물고기들을 두 눈 동그란 것들을 놀라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 그리하여 얼음이 맑고 반짝이는 것은 그 아래 작고 여린 것들이 푸른 빛을 잃지 않고 봄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겨울 모진 것 그래도 견딜만 한 것은 제 몸에 온기란 온기 하늘아래 다 전하고 스스로 알몸의 몸이 되어버린 얼음이 있기 때문이다 쫓기고 내몰린 세상을 껴안고 눈물지어본 이들은 알 것이다 햇살아래 녹아내린 얼음의 투명한 눈물자위를 아~ 몸을 다 바쳐서 피워내는 사랑이라니 그 빛나는 것이라니
출처 : 따뜻한 얼음
글쓴이 : 향기나는 삶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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