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 풍경

재미난 글

tlsdkssk 2006. 1. 8. 01:09
 

            전화 위복



   10시에 잠이 깨었다. 12시에 시청 앞까지 가야하는데 야단났다. 대학 동창들 매월 만나는 날인데, 참석하겠다고 문자 메시지로 답까지 해놓고 이를 어쩌나. 부지런히 머리 감고 나갈 준비했지만 점심 다 먹은 뒤 도착하게 생겼으니 포기했다. 바둑 두고 청계천도 거닐면서 노는 자리인데.....

   생각을 바꾸기로 했다. ‘바둑은 늦게 배워 몇 점씩 깔아도 지니 차라리 신문에 기보 난 것 보며 따라 놓아보는 게 낫다, 청계천은 또 가보고 싶지만 낮, 밤 한번씩 가 봤으니 그만 됐다.’고.

   천천히 신문을 뒤적이니 ‘잠꾸러기 대통령’이라는 제목으로 재미난 기사가 있다.


   한 부부가 농장을 방문했다.

   부인이 농부에게 “수탉은 하루에 몇 번 관계를 하느냐”고 물었다. 농부가 “10번 이상”이라고 하자 부인은 농부에게 “우리 남편에게 그 얘기를 해 달라”고 살짝 귀띔했다. 

   농부로부터 얘기를 전해들은 남편이 물었다. ‘ 그럼 매번 같은 암탉하고만 관계를 하느냐“고.

   “항상 다른 암탉하고 한다.”고 농부가 답하자 남편은 “아내에게 그 말을 전해 달라”며 의기양양해 했다.

   이게 바로 ‘성의학(性醫學)에서 잘 알려진 ’쿨리지 효과‘. 상대가 바뀌었을 때 성적 자극이 커진다는 것이다.

   위의 이야기에 나온 남편이 바로 미국의 제 30대(1923~1929)대통령인 캘빈 쿨리지다.

   미국 독립기념일인 7월 4일생인 그는 잠을 많이 자기로 유명했다.

   부통령 시절인 1923년. 29대 대통령인 워런 하딩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자리를 이어받게 된 쿨리지는 버몬트 주의 자택에서 오전 2시 대통령 선서를 한 뒤 다시 3시간동안 잠을 잤을 정도였다.

   그는 대통령이 된 뒤에도 매일 11시간을 잤다. 오후에 정기적으로 2~4시간을 잤고 오후 10시만 되면 무슨 일이 있어도 침대로 들어가야 했다.

   당시 유명한 저널리스트이자 작가였던 H L 멘켄은 “그의 업적은 다른 어떤 대통령보다 잠을 더 많이 잔 것이고 더 적게 말한 것”이라고 비웃었다. 

   비록 대통령 직에 대한 열의와 적극성은 떨어졌지만 검소함과 도덕성, 간단명료한 철학으로 대중적 인기는 높았다.

   그가 남긴 “미국 국민의 가장 중요한 과업은 일”이라는 말은 명언(名言)으로 꼽힌다.

   기업규제완화, 세금감면정책으로 1920년대 중반 미국의 번영을 이끌기도 했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클리지를 두고 “세금을 가장 잘 관리한 대통령”이라고 치켜세웠다.

   하지만 지나친 정부지출축소와 임기 말년의 투기를 막지 못해 대공황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쿨리지는 1933년 1월5일 61세의 나이에 면도를 하다가 심장병으로 사망했다.

   1930년대 미국의 대표적인 비평가이자 작가인 도로시 파커는 주위에서 “전직 대통령이 죽었다”고 하자 이렇게 말했다. “어떻게 그에게 전직 대통령‘이란 말을 할 수 있지요.”

   잠만 자고 일은 제대로 못한 인물에게 대통령이라는 호칭을 붙이기 과분하다는 의미였다.


   나는 왜 이 나이에도 잠이 많은지 생각해본다. 빨리 잠들려고 우유도 한 잔 덥혀 먹고 금방 잠들었는데 7시 자명종소리 듣고 또 잔 것이 10시 반에 일어났다. 운동하고 책 읽고 잠시도 쉬지 않고 시간을 보내니  잠이 많나보다. 나이 들면 잠이 적어진다는데 나는 그대로이니 행복하다고 생각하기로 한다.

   계획대로 되지 않으면, 변화된 상황에 빨리 대처하고 禍를 福으로 바꾸어 누릴 줄 아는 지혜가 이 복잡한 세상을 살아가기 위한 지혜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위기를 기회로 생각하고 반대방향으로 뛰어 성공한 사례가 현대사회에는 많이 있다.

   그 시간에 TV를 켜니 MBC권투 신인왕전을 한다. 직장에서 모셨던 K회장님은 “정의가 승리하는 것 봐서 좋다”며 권투중계를 즐기셨다. 신인들이라 어깨에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가 강펀치가 나오지 않는걸 보며 ‘야인 시대’에서 김두한이 날리는 주먹을 연상해보았다. 불의와 맞서는 그의 주먹은 늘 無心之境에서 날리는 것이었는데...... 먼저 다운되고 역전승 거두는 경기, 2:1판정의 아슬아슬한 경기 등을 보며 2시간동안 박수 여러 번 쳤다. 박수치면 건강에 좋다니 오늘은 안 간 것이 잘 된 것도 같다. 이어서   ‘등대지기의 하루’란 프로가 방영된다. 서남해안에 있는 등대인데 노총각이 외로운 일을 하면서 “거짓말 같지만 이 직업에 한번도 후회한 적이 없다.”고 한다. 소망은 독도에 가서 일 해보는 것이란다. 안개 자욱한 날은 종을 쳐서 소리로 알린단다. 어릴 적 동해안 울산 옆 방어진 등대 밑에서 잔 적이 있다. 한국전력에서 일하시던 외삼촌이 보여주신 등대, 눈을 감으니 등대 밑에서 부서지는 파도가 보이며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죽기 전에 가볼만한 곳 50’이란 프로를 보니 지구를 송두리째 다니며 명소를 보여 주는데 내가 가 본 곳이  40여 군데이다. 1등은 그랜드 캐년이다. 경비행기를 타고 올라가 협곡을 내려다보면서 ‘세상에 이런 곳이 있네.’하며 감탄사를 연발했던 기억이 난다.

   계획을 포기하고 글 읽고 TV 보기를 잘 한 것 같다.

   동창회 총무에게 다음 달에는 꼭 나가겠다고 전화하는데 날이 저물었다.

    그날  동창모임에 만나기로 되어있던 친구 중 한명을 오늘 결혼식장에서 만났다. 친구 아들 혼례에 주례를 섰다면서 절친한 친구 혼사이므로 섰단다. 주례서는 것을 사양하는데 , 이유는 주례자리도 후배들에게 양보해야 된다는 지론이다.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그는 공자말씀 ‘인생 50 知天命’에 따라야 한다 했다. 그렇게 자연의 순리에 따라 사는 것이 환갑을 넘긴 우리가 살아가야할 길이리라.

   남은 인생 순리대로 살며, 세상사 轉禍爲福도 지혜롭게 만들면서 살아가리라. 

  

                           

                                            -  2006년 1월 (200x16) -

  EDPS도 겸해서 재미 있으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