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예방과 치료를 위한 '항산화비타민요법' (2002/09 신동아 인터뷰 기사)
단일 질환으로 국내 사망원인 1위인 암, 그러나 암을 예방할 수 있고, 나아가 암 치료에도 도움을 준다는 항산화비타민요법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관련연구가 활발한 외국과 달리 국내에서는 이를 활용하는 의료기관이 많지 않다. 체내 활성산소를 제거해 암 발생을 억제한다는 항산화 비타민의 모든 것.
국립암센터 한국중앙암등록본부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 한 해 동안 전국 131개 등록병원에 새롭게 등록한 암 환자가 총 8만 6천 739건이다.
등록본부에 오르지 않은 병원을 포함하면 의료계는 해마다 10만 명에 달하는 사람이 새롭게 암에 걸리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통계청의 '2000년 사망원인통계연보'에 따르면 한해 동안 총 사망자 24만 7천 명, 이중 암 환자는 5만 8천 42명으로 전체 사망자 중 23.5%를 차지했다. 사망자 4명 중 한 명 꼴이 암 환자인 셈이다. 뿐만 아니라 암은 단일 질환으로 '국내 사망 원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10년 동안 암으로 인한 사망률은 10.6%가 증가했고 해마다 꾸준히 암 환자가 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중앙암등록본부는 향후 5년간 암으로 사망하는 사람 수가 대략 30여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해마다 10만 명의 새로운 암 환자가 발생하는 한편에서 그 절반이 넘는 사람들이 암으로 죽어 가는 것이 '암(癌) 비상'에 걸린 우리사회 현실이다. 목숨을 위협하는 치명적 질병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자신과 상관없는 질병으로 생각하거나 '설마 나는 아니겠지'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재작년 위암으로 어머니를 잃은 김혜원씨(32)는 어머니의 투병생활을 떠올리면 지금도 당시의 절망감과 고통이 고스란히 되살아난다. "처음 병원에서 초기단계라면서 수술하면 괜찮다고 했다. 그런데 막상 배를 열고 나자 상태가 심각해서 그대로 닫았다. 의사는 짧으면 2개월 길어야 2년 살 수 있다고 했다. 병에 대해 더 이상 아무런 설명도 해주지 않고 병원에서 할 수 있는 조치는 없으니까 집으로 모시고 가서 맛있는 거나 실컷 드시게 하라고 했다. 그런 황당하고 무책임한 의사가 어디 있나. 아무런 손도 쓰지 못할 거면서 수술한답시고 환자에게 고통만 더 준 꼴이었다." 김씨는 마지막까지 "입원이라도 하게 해달라"고 매달렸지만 "퇴원하라"는 의사 말에 쫓겨 어머니를 집으로 모시고 와야했다. 혹시 나중에라도 다시 그 병원에 가게 될까봐 쫓겨나면서도 항의 한 번 제대로 못한 게 두고두고 김씨의 후회로 남았다.
"더이상 병원에서 해줄 게 없다"는 의사의 한마디는 환자에게나 가족에게 사망선고나 다름없다. 이때부터 암 환자와 가족은 갖가지 민간요법에 현혹되어 돈과 시간과 체력을 낭비하다 병세를 악화되어 죽음을 재촉한다.
자연치유 돕는 항산화 비타민
암전문클리닉을 운영하는 내과 전문의 장석원 원장(서울내과의원)은 많은 암 환자와 그 가족을 둘러싸고 유사한 일이 발생하고 반복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현대의학의 3대 암 치료법으로는 외과적 수술, 항암화학요법(항암제 치료), 방사선 치료가 있지만 어느 것도 완치법은 아니다. 희망적인 결과를 약속하는 의학적 치료방법이 아무 것도 없다면 암 환자가 달리 자신의 길은 찾는 것은 당연하고 누구도 막을 수 없다. 현대의학이 암 치료의 결정적인 실마리를 풀지 못한 상황에서 의료계가 환자들의 요구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다면 이런 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이다."
현대의학의 3대 암 치료법에서 잠시 눈을 돌리면 현실적으로 암의 억제, 예방, 치료에 도움을 주는 다양한 자연요법이 이미 환자 곁에 가까이 다가가 있다. 예를 들면 국내 몇몇 병원에서 항암제 투여와 함께 시행하고 있는 면역요법이 그것이다.
장 원장은 "면역요법은 통증을 줄여 암 환자 삶의 질을 높이고 생존기간을 연장시켜주는 효과가 있음이 의학계 연구 결과로 입증됐다. 지금까지 행해오던 병원치료에 한계가 있다면 다양한 암 관련 요법을 개발해 암 치료의 폭을 넓히고 환자가 지혜롭게 이용하도록 도와주고, 환자를 지속적으로 관리해주는 것 또한 의사가 해야하는 역할"이라고 강조한다.
국내에서 내과 전문의 자격의 딴 뒤 독일과 일본에서 면역학과 면역요법에 대해 연구하고 임상에 참여해온 장 원장이 외과적 수술이나 항암제 투여, 방사선 치료 외 면역요법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수많은 암 환자를 진료하면서 쌓은 경험 때문이다. "가끔 불치 선고를 받은 암 환자가 아무 치료도 받지 않았는데 자연 치유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또는 최악의 상황을 병원 치료가 아닌 다른 치료법으로 극복한 암 환자들이 있어 놀라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결과는 분명 인체가 자력으로 암세포만을 선택적으로 죽일 수 있다는 증거다. 암의 자연치유 현상에 관심을 가지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면역요법으로 눈을 돌리게 됐다."
3년 전 암전문클리닉을 개설하고 면역요법을 실시해온 장 원장은 지난해 면역요법에 대해 자세히 소개한 '희망을 주는 암 치료법'을 펴냈고 문화관광부가 2001 우수학술도서로 선정헸다. 이어 최근 '암 치료법의 선택'을 쓴 장 원장은 이 책에서 다소 생소한 '항산화비타민요법'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지난 3년간 장 원장의 진료를 거쳐간 환자는 지금까지 500~600명이다. 현재 매달 새로운 암 환자 30명이 그의 병원을 찾는다. 기존 환자까지 포함해 그가 매일 진료하는 환자 수는 10명 정도. 이들은 모두 암 확진을 받은 환자이며, 전체 환자 가운데 20~30%에게 항산화비타민요법을 권장하고 있다.
재발 암환자에겐 필수
지난해 4월 폐암 3기 진단을 받은 손영석씨(가명·66)는 병원 측으로부터 "수술이 불가능하다"는 대답을 들었다. 대신 항암제 치료를 통해 암 덩어리의 크기를 축소시킨 후 수술해야 했다. "약물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같이 받았는데 밥도 못 먹고 머리카락은 전부 빠지고 변비로 죽을 고생을 했다.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 싶었다. 그래서 항암제 치료는 중단하고 어쩔 수 없이 방사선 치료만 받았다. 그때 장 원장님을 만나 면역요법과 항산화비타민요법에 대한 설명을 듣고 꾸준히 식이요법을 하며 병원 치료를 받았다."
처음 발견 당시 3.5㎝ 크기였던 암 덩어리가 1.5㎝로 작아지자 비로소 수술이 가능해 우측 폐를 제거했다. "면역요법과 항산화비타민요법 덕분에 방사선 치료를 받으면서도 다른 환자들에 비해 건강하게 지냈다. 직장에 다니지 않았다 뿐이지 웬만한 일상생활은 문제없이 해냈다." 수술 이후 암세포가 다른 곳으로 전이되어 지금까지 방사선 치료를 18회 받은 손씨는 더 이상은 방사선 치료를 받을 수 없는 상태다.
장 원장은 암이 재발한 환자의 경우에 항산화비타민요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방사선은 일정량이 인체에 투여되면 더 이상의 투여가 어렵다. 항암제 역시 반복적으로 투여하면 내성이 생겨 암세포는 항암제를 피해 가는 방법을 터득하게 된다. 다시 말해 항암제 투여 횟수가 거듭되면 암세포가 더 이상 항암제에 반응하지 않아 치료 효과를 볼 수 없다는 뜻이다. 때문에 암이 재발하면 항암제는 별 소용이 없게 된다.
항암제도 소용없고 방사선 치료도 더 이상 받을 수 없는 재발 암 환자가 암을 완전히 극복하는 방법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 수술로 암 조직을 제거했다 해도 미세 암 세포가 남아 다른 장기로의 전이 또는 재발을 일으키고 결국은 환자를 사망에까지 이르게 한다. 이때 유용한 방법 중 하나가 바로 항산화비타민요법이다. 다양한 시도를 통해 암 치료의 길을 넓히고, 중증 암 환자의 생존기간을 연장할 필요가 절실하다." 그가 강조하는 항산화비타민요법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내용을 들어보았다.
-비타민이 우리 몸에 좋다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항산화비타민요법'이란 말은 생소하다.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
"항산화비타민요법에 대해 설명하려면 우선 암 발생 메커니즘에 대해 알아야 한다. 인체 내 정상세포가 암세포로 변형되기 위해서 개시단계, 촉진단계, 진행단계를 거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개시단계는 활성산소를 비롯한 발암물질에 의해 유전자인 DNA가 손상을 받는 단계이다. 이때 손상된 세포가 정상으로 회복되지 않고 활성산소나 발암물질에 의해 노출이 반복되면 변이세포가 된다. 촉진단계는 변이세포가 전암(前癌)단계의 세포로 변하는 과정이다. 마지막 진행단계는 전암세포가 점진적으로 암세포로 진행되는 단계다.
정상세포는 반드시 일정한 질서와 조화를 이루며 수명을 다할 때까지 분화, 증식, 사멸을 되풀이하지만 유전자 이상으로 발생한 암세포는 정상세포의 성질을 벗어나 분화나 증식의 이상을 초래하거나 또는 사멸하지 않고 무제한 증식함으로써 생명을 위협하게 되는 것이다. 하나의 암세포가 생겨나 암이 발병하기까지는 통상 10~20년의 세월이 걸린다. 한 개의 암세포가 30번 분열하면 약 10억 개의 세포가 되는데 직경 1㎝, 무게 1g의 암 덩어리가 됐을 때 비로소 암 진단이 가능하다. 그나마 초기단계에서 암으로 진단 받는 환자는 실제로 그리 많지 않아 암 치료를 더욱 어렵게 한다.
항산화비타민요법이란 DNA 손상을 일으키는 주범인 체내 활성산소를 제거해 암 세포 발생 자체를 억제하는 방법을 말한다. 나아가 야채나 과일 등 식품에 다량 함유된 비타민을 비롯한 여러 종류의 항암물질을 섭취함으로써 인체 내 면역체계를 강화해 암 발생을 예방하고 억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활성산소 제거가 암 예방관건
-활성산소는 어떻게 만들어지며 암 발생과정에 어떻게 작용하는가. 항산화비타민요법이 암 세포 발생을 억제한다면 효능은 어느 정도인가.
"매일 호흡을 통해 들이마시는 산소는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일 뿐만 아니라 한편으로 심각한 세포 손상을 야기하여 노화와 암을 비롯한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체내에 들어온 산소는 세포의 대사와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에너지(APT)를 만드는 과정에 이용되는데 이때 강한 독성을 지닌 활성산소를 발생시킨다. 활성산소는 대기 중에도 존재할 뿐만 아니라 방사성 물질, 오존, 농약, 중금속 오염, 음주, 항암제 등과 같은 외부환경에 의해서 끊임없이 인체 내에 활성산소를 생성시킨다. 체내에 들어온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등 음식물을 연소시켜 에너지를 얻을 때도 활성산소가 생성된다. 따라서 세포는 유전자 이상을 유발하는 치명적인 활성산소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셈이다.
활성산소의 주된 공격목표가 세포 핵내 유전물질인 DNA며 특히 대표적 활성산소인 수산기는 DNA에 직접적인 손상을 가하는 역할을 한다. 때문에 생성된 활성산소가 제때 제거되지 않으면 필연적으로 세포에 심각한 손상을 초래하게 된다는 사실이 최근 밝혀짐에 따라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항산화물질이 의학계의 주목을 받게 됐다. 항산화물질 즉 항산화제는 활성산소에 의해 스스로 산화함으로써 유전자의 산화를 막아주는 한편으로 활성산소를 제거하여 우리 몸을 보호한다. 항산화비티민이란 항산화제인 저분자 비타민 A, C, E를 말한다. 비타민 A, C, E는 의학계에서 이미 암 예방효과가 있는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비타민 A, C, E가 암 발생 억제
-구체적으로 비타민 A, C, E의 어떤 효능이 암 예방에 어떻게 작용하고 어떤 효과가 있는가.
"미국 국립암연구소는 비타민 A의 전구체인 베타카로틴(β-carotene)과 비타민 C, E가 다량 함유된 식품을 섭취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비타민 A는 비타민A1, 즉 레티놀(retinol)을 말하는데 레티놀과 베타카로틴은 많은 발암모델에서 항암작용과 암 예방효과가 있음이 증명되었다. 베타카로틴은 체내에서 비타민 A로 변해 항산화작용을 한다.
이외에 비타민 C는 활성산소에 의해 손상된 DNA를 회복시켜주는 기능과 세포막의 지질과산화를 효과적으로 막아주는 비타민 E의 산화된 형태를 재생시켜주는 기능을 갖고 있다. 세포막에는 다불포화 지방산이 다량 함유되어 있는데 이것은 활성산소에 의해 산화되어 부패되기 쉬우므로 세포막이 손상 받는다. 따라서 세포막의 중요한 기능이 정상적으로 유지되기 위해서는 항산화제가 필요하다. 비타민 C는 자신이 직접 활성산소를 제거할 뿐만 아니라 비타민 E의 항산화 작용을 돕는 역할도 하므로 함께 섭취하면 암 억제효과도 향상된다.
비타민 E(토코페롤)는 주로 식물성기름이나 배아 등에 들어있는 성분으로 물에는 녹지 않고 기름에 녹는 지용성 항산화제다. 비타민 E는 α·β·γ·δ네 종류가 있다. 이중 알파토코페롤이 생물학적으로 활성이 가장 강하다. 따라서 알파토코페롤은 활성산소로부터 산화되기 쉬운 세포막을 보호하고 암과 감염에 대항하는 면역체계능력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암 환자는 물론이고 건강한 사람도 암을 예방하고 억제하는 비타민 A, C, E를 보충하기 위해 야채와 과일을 많이 먹는 것이 좋다."
병원을 찾는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항산화비타민요법을 권장하고 있는 장 원장은 "유전자 이상을 일으키는 활성산소와 항산화제에 대한 연구보고는 국내에서도 활발하다. 활성산소와 연관지어 질병의 원인을 규명하려고 노력 중이다. 일부 항산화제 효능은 검증됐지만 이를 암 치료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병원이나 의사는 현재 없는 것으로 안다. 질병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의사로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장 원장은 내원 환자의 20~30%를 대상으로 항산화비타민요법을 권장, 실시하고 있다. 초기 암 환자는 병원 치료만으로도 효과를 확실하게 볼 수 있고, 말기암 환자는 음식을 먹는 것 자체가 힘들기 때문에 이들을 제외한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유방암 말기 진단을 받은 정인혜씨(가명·44)는 현재 척추, 뇌, 갈비뼈, 어깨, 골반에까지 암이 전이된 상태다. 수술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지금까지 6차례 항암제 치료를 받았다. 그와 함께 식이요법과 면역요법, 항산화비타민요법을 실천 중이다. "항암제를 네 번 맞을 동안 전혀 힘든 줄 몰랐다. 5차, 6차까지 가면서 조금 힘든 걸 느낀다. 그래도 다른 환자에 비해 믿기지 않을만큼 건강한 편이다. 육류를 덜 먹고 대신 현미밥에 마늘을 많이 먹는다. 요즘은 위가 안 좋아져 마늘을 안 먹고 있다. 검사 결과 척추 부분 암세포는 많이 줄어든 상태다."
장 원장에 따르면 항산화제인 비타민 E의 항암 효과에 대한 연구 결과가 최근 해외에서 보고됐다. "학계 보고에 따르면 위장관에 전암병변(前癌病變)이 있는 환자의 경우 단백질의 하나인 오르니틴 탈탄소효소의 활성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에게 베타카로틴 제제를 투여하자 오르니틴 탈탄산효소의 활성이 감소됐다. 비타민 E도 이와 유사한 효과가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일년 동안 위장관에 이형성이 있는 환자 36명을 대상으로 비타민 E를 하루 400 IU씩 또는 플라시보(가짜약)를 투여한 결과 비타민 E를 투여한 군에서 오르니틴 탈탄소효소의 활성이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직 검사결과 비타민 E를 복용한 환자는 대부분 장내에 발생한 이형성의 회복이 있었지만 플라시보 투여 군에서는 동일한 현상이 관찰되지 않았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비타민 E 제제(경구제제)가 오르니틴 탈탄소효소의 활성을 억제하여 전암병변을 정상으로 회복시키는 효과가 있음을 의미한다."
한편 암을 일으키는 주범 중 하나로 지목되는 것이 육체적 정신적 스트레스다. 비타민 C는 바로 이 스트레스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가 인체에 가해지면 비타민 C가 현저하게 우리 몸에서 소모된다. 예를 들어 흡연을 하면 혈중 비타민 C의 농도가 저하되는 이유 역시 담배가 우리 몸에서 육체적 스트레스로 작용하고 있다는 증거다. 담배를 피우면 비타민 C가 파괴될 뿐만 아니라 비타민 E의 주요 형태인 알파토코페롤도 손상된다. 나아가 불안, 긴장, 초조 등을 동반하는 정신적 스트레스에도 혈중 비타민 C의 농도가 저하되므로 건강을 헤치게 된다. 우리 인체는 호르몬계와 신경계, 면역계가 서로 유기적 연관관계를 맺고 작용하는데 스트레스는 호르몬계에 영향을 주고, 심장과 맥박을 뛰게 하며 혈압을 상승시킨다. 이때 활성산소를 발생시킬 뿐만 아니라 인체의 면역력을 떨어뜨리게 되는데 신체 면역력이 떨어지면 암을 비롯한 각종 질병에 쉽게 노출된다.
-숨을 쉬고 음식물을 섭취하는 이상 체내에 활성산소가 머물게 되는데, 암에 걸리는 사람이 있는 반면 건강한 사람이 있다.
"인체 내에서 생명현상의 불가피한 결과로 끊임없이 활성산소가 생성되고 있지만 우리 몸은 이를 제거할 수 있는 장치를 가지고 있다. 이 장치를 소거계(scavenger system)라 하며 소거계 기능을 하는 장치는 항산화 효소계다. 이는 활성산소를 분해할 수 있는 효소를 만들어내 세포를 보호한다. 항산화 소거계 중 SOD는 간에서 만들어지며 활성산소를 없애는 귀중한 효소이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 특히 40세가 지나면 SOD의 생성량이 감소하며 인체 내에서 생성되는 것만으로 활성산소를 모두 제거하지 못하게 된다.
그런데 활성산소를 제거하여 손상을 피하기 위한 장치는 인간을 비롯한 동물뿐만 아니라 식물도 가지고 있다. 식물은 스스로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물질을 만드는데 이것을 사람의 체내 효소와 구별하여 SOD유사물질이라고 한다. 이 물질은 우리 몸에 충분히 흡수될 수 있으며 세포 속으로 들어가 SOD와 유사한 작용을 함으로써 인체의 세포를 보호한다. 건강한 사람이나 암 환자에게 식이요법이 중요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암을 예방하기 위해서, 혹은 재발을 막고 암을 억제하기 위해 항산화비타민을 어느 정도 복용해야 효과가 있나.
"항산화제 비타민을 과연 어느 정도 복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가 하는 정확한 수치는 아직까지 발표된 것이 없다. 다만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권장하는 일일 권장량과 적정량은 있지만 그나마 이 기준도 최근 활성산소나 항산화제와 관련한 연구 결과가 속속 발표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항산화비타민 복용은 식품에 의한 섭취와 제제(경구약)를 먹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비타민 제제는 시중에 단일 제제 또는 종합비타민 형태로 나와 있다. 주의할 점은 식품 속의 항산화제는 부작용이 거의 없지만 농축형 제제는 과량 복용할 때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건강한 사람은 식품을 통한 섭취가 바람직하겠지만 암 환자는 반드시 의사의 처방에 따라야 부작용을 막고 암 재발과 억제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비타민은 몸밖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부작용이 별로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떤 부작용이 발생하나.
"지나치면 모자람만 못하다. 체외 배출되는 수용성 비타민과 달리 지용성인 비타민 A, D, E, K 등이 인체 내에 축적되면 자연 배출이 어렵기 때문에 지나치게 많이 복용할 경우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가 정한 일일권장량의 5~10배 초과해 장기간 복용하면 위험하다. 비타민 A는 일일권장량(2500~3500 IU)의 10배 이상, 비타민 D(200IU)는 5배 이상 복용을 삼가야 한다. 특히 비타민 A를 고용량 복용하면 태아기형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가임기 여성은 피하는 것이 좋다. 이밖에 간 질환자, 술을 많이 먹는 사람도 비타민 A 제제의 과잉 섭취를 피한다. 비타민 E는 하루 3,200㎎까지는 대개 안전한데 항응고제 복용자는 주의를 요한다.
수용성인 비타민 C는 고용량을 복용해도 여분의 양이 소변으로 배출되므로 큰 부작용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산이므로 공복에 복용시 속쓰림을 유발할 수 있다. 또 용량이 지나치면 설사를 유발하는데 이때 양을 줄이면 ?ㅋ? 회복된다. 단 신장질환자의 경우 고용량의 비타민을 복용할 경우 요로결석이 생길 수 있다."
마지막으로 장 원장은 암 환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한다. "항산화비타민요법은 암 발생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고, 암 환자의 경우 항암제, 방사선 치료와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나아가 더 이상 병원 치료가 아무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때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다. 어떠한 경우라도 잘못된 치료법의 선택은 오히려 병에 악영향을 초래하므로 의사의 관리하에 올바른 치료 방법을 선택해 꾸준히 치료하고 노력해야 한다. 그 길만이 회복의 기적을 낳을 수 있다."
1. 세계보건기구(WHO)의 '일일 권장량'과 '일일 적정량' 일일 권장량 일일 적정량
비타민 A
B1
B6
C
D
E 2500(여)~3500(남)
1.1(여)~1.2(남) ㎎
1.5(여)~1.7(남) ㎎
60 ㎎
200 IU
15 IU 5000~10000 IU
100~250 ㎎
25~250 ㎎
1000~6000 ㎎
200~1000 IU
200~800 IU
*일일 권장량은 1940년대 초에 제시된 것임. 그 후 활성산소 인한 세포 손상 연구 결과가 밝혀지면서 새롭게 일일 적정량을 정함.
2. 장석원 원장의 '암 예방을 위한 항산화비타민요법·항산화제' 처방
비타민 A 5000~10000 IU/day
베타카로틴 25000~50000 IU/day
비타민 B Complex B6 25~250 ㎎/day
B12 500~1000 ㎍/day
비타민 C 1~3 g/day (식사 직후 2~3회로 나누어 복용)
비타민 E 400~1000 IU/day (800 IU를 2회 나누어 복용)
오메가 -3 지방산 1~3 g/day (1~3회로 나누어 복용)
항산화 Phytochemicals 폴리페놀(Polyphenol, 녹차)
라이코핀(Lycopene, 토마토)
알리신(Allicin, 마늘)
인돌(Indole-3-carbinol, 양배추)
엽산(Folic acid, 시금치)
이소플라본(Isoflavone, 콩)
자료제공 : 서울 내과
단일 질환으로 국내 사망원인 1위인 암, 그러나 암을 예방할 수 있고, 나아가 암 치료에도 도움을 준다는 항산화비타민요법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관련연구가 활발한 외국과 달리 국내에서는 이를 활용하는 의료기관이 많지 않다. 체내 활성산소를 제거해 암 발생을 억제한다는 항산화 비타민의 모든 것.
국립암센터 한국중앙암등록본부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 한 해 동안 전국 131개 등록병원에 새롭게 등록한 암 환자가 총 8만 6천 739건이다.
등록본부에 오르지 않은 병원을 포함하면 의료계는 해마다 10만 명에 달하는 사람이 새롭게 암에 걸리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통계청의 '2000년 사망원인통계연보'에 따르면 한해 동안 총 사망자 24만 7천 명, 이중 암 환자는 5만 8천 42명으로 전체 사망자 중 23.5%를 차지했다. 사망자 4명 중 한 명 꼴이 암 환자인 셈이다. 뿐만 아니라 암은 단일 질환으로 '국내 사망 원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10년 동안 암으로 인한 사망률은 10.6%가 증가했고 해마다 꾸준히 암 환자가 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중앙암등록본부는 향후 5년간 암으로 사망하는 사람 수가 대략 30여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해마다 10만 명의 새로운 암 환자가 발생하는 한편에서 그 절반이 넘는 사람들이 암으로 죽어 가는 것이 '암(癌) 비상'에 걸린 우리사회 현실이다. 목숨을 위협하는 치명적 질병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자신과 상관없는 질병으로 생각하거나 '설마 나는 아니겠지'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재작년 위암으로 어머니를 잃은 김혜원씨(32)는 어머니의 투병생활을 떠올리면 지금도 당시의 절망감과 고통이 고스란히 되살아난다. "처음 병원에서 초기단계라면서 수술하면 괜찮다고 했다. 그런데 막상 배를 열고 나자 상태가 심각해서 그대로 닫았다. 의사는 짧으면 2개월 길어야 2년 살 수 있다고 했다. 병에 대해 더 이상 아무런 설명도 해주지 않고 병원에서 할 수 있는 조치는 없으니까 집으로 모시고 가서 맛있는 거나 실컷 드시게 하라고 했다. 그런 황당하고 무책임한 의사가 어디 있나. 아무런 손도 쓰지 못할 거면서 수술한답시고 환자에게 고통만 더 준 꼴이었다." 김씨는 마지막까지 "입원이라도 하게 해달라"고 매달렸지만 "퇴원하라"는 의사 말에 쫓겨 어머니를 집으로 모시고 와야했다. 혹시 나중에라도 다시 그 병원에 가게 될까봐 쫓겨나면서도 항의 한 번 제대로 못한 게 두고두고 김씨의 후회로 남았다.
"더이상 병원에서 해줄 게 없다"는 의사의 한마디는 환자에게나 가족에게 사망선고나 다름없다. 이때부터 암 환자와 가족은 갖가지 민간요법에 현혹되어 돈과 시간과 체력을 낭비하다 병세를 악화되어 죽음을 재촉한다.
자연치유 돕는 항산화 비타민
암전문클리닉을 운영하는 내과 전문의 장석원 원장(서울내과의원)은 많은 암 환자와 그 가족을 둘러싸고 유사한 일이 발생하고 반복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현대의학의 3대 암 치료법으로는 외과적 수술, 항암화학요법(항암제 치료), 방사선 치료가 있지만 어느 것도 완치법은 아니다. 희망적인 결과를 약속하는 의학적 치료방법이 아무 것도 없다면 암 환자가 달리 자신의 길은 찾는 것은 당연하고 누구도 막을 수 없다. 현대의학이 암 치료의 결정적인 실마리를 풀지 못한 상황에서 의료계가 환자들의 요구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다면 이런 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이다."
현대의학의 3대 암 치료법에서 잠시 눈을 돌리면 현실적으로 암의 억제, 예방, 치료에 도움을 주는 다양한 자연요법이 이미 환자 곁에 가까이 다가가 있다. 예를 들면 국내 몇몇 병원에서 항암제 투여와 함께 시행하고 있는 면역요법이 그것이다.
장 원장은 "면역요법은 통증을 줄여 암 환자 삶의 질을 높이고 생존기간을 연장시켜주는 효과가 있음이 의학계 연구 결과로 입증됐다. 지금까지 행해오던 병원치료에 한계가 있다면 다양한 암 관련 요법을 개발해 암 치료의 폭을 넓히고 환자가 지혜롭게 이용하도록 도와주고, 환자를 지속적으로 관리해주는 것 또한 의사가 해야하는 역할"이라고 강조한다.
국내에서 내과 전문의 자격의 딴 뒤 독일과 일본에서 면역학과 면역요법에 대해 연구하고 임상에 참여해온 장 원장이 외과적 수술이나 항암제 투여, 방사선 치료 외 면역요법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수많은 암 환자를 진료하면서 쌓은 경험 때문이다. "가끔 불치 선고를 받은 암 환자가 아무 치료도 받지 않았는데 자연 치유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또는 최악의 상황을 병원 치료가 아닌 다른 치료법으로 극복한 암 환자들이 있어 놀라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결과는 분명 인체가 자력으로 암세포만을 선택적으로 죽일 수 있다는 증거다. 암의 자연치유 현상에 관심을 가지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면역요법으로 눈을 돌리게 됐다."
3년 전 암전문클리닉을 개설하고 면역요법을 실시해온 장 원장은 지난해 면역요법에 대해 자세히 소개한 '희망을 주는 암 치료법'을 펴냈고 문화관광부가 2001 우수학술도서로 선정헸다. 이어 최근 '암 치료법의 선택'을 쓴 장 원장은 이 책에서 다소 생소한 '항산화비타민요법'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지난 3년간 장 원장의 진료를 거쳐간 환자는 지금까지 500~600명이다. 현재 매달 새로운 암 환자 30명이 그의 병원을 찾는다. 기존 환자까지 포함해 그가 매일 진료하는 환자 수는 10명 정도. 이들은 모두 암 확진을 받은 환자이며, 전체 환자 가운데 20~30%에게 항산화비타민요법을 권장하고 있다.
재발 암환자에겐 필수
지난해 4월 폐암 3기 진단을 받은 손영석씨(가명·66)는 병원 측으로부터 "수술이 불가능하다"는 대답을 들었다. 대신 항암제 치료를 통해 암 덩어리의 크기를 축소시킨 후 수술해야 했다. "약물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같이 받았는데 밥도 못 먹고 머리카락은 전부 빠지고 변비로 죽을 고생을 했다.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 싶었다. 그래서 항암제 치료는 중단하고 어쩔 수 없이 방사선 치료만 받았다. 그때 장 원장님을 만나 면역요법과 항산화비타민요법에 대한 설명을 듣고 꾸준히 식이요법을 하며 병원 치료를 받았다."
처음 발견 당시 3.5㎝ 크기였던 암 덩어리가 1.5㎝로 작아지자 비로소 수술이 가능해 우측 폐를 제거했다. "면역요법과 항산화비타민요법 덕분에 방사선 치료를 받으면서도 다른 환자들에 비해 건강하게 지냈다. 직장에 다니지 않았다 뿐이지 웬만한 일상생활은 문제없이 해냈다." 수술 이후 암세포가 다른 곳으로 전이되어 지금까지 방사선 치료를 18회 받은 손씨는 더 이상은 방사선 치료를 받을 수 없는 상태다.
장 원장은 암이 재발한 환자의 경우에 항산화비타민요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방사선은 일정량이 인체에 투여되면 더 이상의 투여가 어렵다. 항암제 역시 반복적으로 투여하면 내성이 생겨 암세포는 항암제를 피해 가는 방법을 터득하게 된다. 다시 말해 항암제 투여 횟수가 거듭되면 암세포가 더 이상 항암제에 반응하지 않아 치료 효과를 볼 수 없다는 뜻이다. 때문에 암이 재발하면 항암제는 별 소용이 없게 된다.
항암제도 소용없고 방사선 치료도 더 이상 받을 수 없는 재발 암 환자가 암을 완전히 극복하는 방법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 수술로 암 조직을 제거했다 해도 미세 암 세포가 남아 다른 장기로의 전이 또는 재발을 일으키고 결국은 환자를 사망에까지 이르게 한다. 이때 유용한 방법 중 하나가 바로 항산화비타민요법이다. 다양한 시도를 통해 암 치료의 길을 넓히고, 중증 암 환자의 생존기간을 연장할 필요가 절실하다." 그가 강조하는 항산화비타민요법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내용을 들어보았다.
-비타민이 우리 몸에 좋다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항산화비타민요법'이란 말은 생소하다.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
"항산화비타민요법에 대해 설명하려면 우선 암 발생 메커니즘에 대해 알아야 한다. 인체 내 정상세포가 암세포로 변형되기 위해서 개시단계, 촉진단계, 진행단계를 거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개시단계는 활성산소를 비롯한 발암물질에 의해 유전자인 DNA가 손상을 받는 단계이다. 이때 손상된 세포가 정상으로 회복되지 않고 활성산소나 발암물질에 의해 노출이 반복되면 변이세포가 된다. 촉진단계는 변이세포가 전암(前癌)단계의 세포로 변하는 과정이다. 마지막 진행단계는 전암세포가 점진적으로 암세포로 진행되는 단계다.
정상세포는 반드시 일정한 질서와 조화를 이루며 수명을 다할 때까지 분화, 증식, 사멸을 되풀이하지만 유전자 이상으로 발생한 암세포는 정상세포의 성질을 벗어나 분화나 증식의 이상을 초래하거나 또는 사멸하지 않고 무제한 증식함으로써 생명을 위협하게 되는 것이다. 하나의 암세포가 생겨나 암이 발병하기까지는 통상 10~20년의 세월이 걸린다. 한 개의 암세포가 30번 분열하면 약 10억 개의 세포가 되는데 직경 1㎝, 무게 1g의 암 덩어리가 됐을 때 비로소 암 진단이 가능하다. 그나마 초기단계에서 암으로 진단 받는 환자는 실제로 그리 많지 않아 암 치료를 더욱 어렵게 한다.
항산화비타민요법이란 DNA 손상을 일으키는 주범인 체내 활성산소를 제거해 암 세포 발생 자체를 억제하는 방법을 말한다. 나아가 야채나 과일 등 식품에 다량 함유된 비타민을 비롯한 여러 종류의 항암물질을 섭취함으로써 인체 내 면역체계를 강화해 암 발생을 예방하고 억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활성산소 제거가 암 예방관건
-활성산소는 어떻게 만들어지며 암 발생과정에 어떻게 작용하는가. 항산화비타민요법이 암 세포 발생을 억제한다면 효능은 어느 정도인가.
"매일 호흡을 통해 들이마시는 산소는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일 뿐만 아니라 한편으로 심각한 세포 손상을 야기하여 노화와 암을 비롯한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체내에 들어온 산소는 세포의 대사와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에너지(APT)를 만드는 과정에 이용되는데 이때 강한 독성을 지닌 활성산소를 발생시킨다. 활성산소는 대기 중에도 존재할 뿐만 아니라 방사성 물질, 오존, 농약, 중금속 오염, 음주, 항암제 등과 같은 외부환경에 의해서 끊임없이 인체 내에 활성산소를 생성시킨다. 체내에 들어온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등 음식물을 연소시켜 에너지를 얻을 때도 활성산소가 생성된다. 따라서 세포는 유전자 이상을 유발하는 치명적인 활성산소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셈이다.
활성산소의 주된 공격목표가 세포 핵내 유전물질인 DNA며 특히 대표적 활성산소인 수산기는 DNA에 직접적인 손상을 가하는 역할을 한다. 때문에 생성된 활성산소가 제때 제거되지 않으면 필연적으로 세포에 심각한 손상을 초래하게 된다는 사실이 최근 밝혀짐에 따라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항산화물질이 의학계의 주목을 받게 됐다. 항산화물질 즉 항산화제는 활성산소에 의해 스스로 산화함으로써 유전자의 산화를 막아주는 한편으로 활성산소를 제거하여 우리 몸을 보호한다. 항산화비티민이란 항산화제인 저분자 비타민 A, C, E를 말한다. 비타민 A, C, E는 의학계에서 이미 암 예방효과가 있는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비타민 A, C, E가 암 발생 억제
-구체적으로 비타민 A, C, E의 어떤 효능이 암 예방에 어떻게 작용하고 어떤 효과가 있는가.
"미국 국립암연구소는 비타민 A의 전구체인 베타카로틴(β-carotene)과 비타민 C, E가 다량 함유된 식품을 섭취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비타민 A는 비타민A1, 즉 레티놀(retinol)을 말하는데 레티놀과 베타카로틴은 많은 발암모델에서 항암작용과 암 예방효과가 있음이 증명되었다. 베타카로틴은 체내에서 비타민 A로 변해 항산화작용을 한다.
이외에 비타민 C는 활성산소에 의해 손상된 DNA를 회복시켜주는 기능과 세포막의 지질과산화를 효과적으로 막아주는 비타민 E의 산화된 형태를 재생시켜주는 기능을 갖고 있다. 세포막에는 다불포화 지방산이 다량 함유되어 있는데 이것은 활성산소에 의해 산화되어 부패되기 쉬우므로 세포막이 손상 받는다. 따라서 세포막의 중요한 기능이 정상적으로 유지되기 위해서는 항산화제가 필요하다. 비타민 C는 자신이 직접 활성산소를 제거할 뿐만 아니라 비타민 E의 항산화 작용을 돕는 역할도 하므로 함께 섭취하면 암 억제효과도 향상된다.
비타민 E(토코페롤)는 주로 식물성기름이나 배아 등에 들어있는 성분으로 물에는 녹지 않고 기름에 녹는 지용성 항산화제다. 비타민 E는 α·β·γ·δ네 종류가 있다. 이중 알파토코페롤이 생물학적으로 활성이 가장 강하다. 따라서 알파토코페롤은 활성산소로부터 산화되기 쉬운 세포막을 보호하고 암과 감염에 대항하는 면역체계능력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암 환자는 물론이고 건강한 사람도 암을 예방하고 억제하는 비타민 A, C, E를 보충하기 위해 야채와 과일을 많이 먹는 것이 좋다."
병원을 찾는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항산화비타민요법을 권장하고 있는 장 원장은 "유전자 이상을 일으키는 활성산소와 항산화제에 대한 연구보고는 국내에서도 활발하다. 활성산소와 연관지어 질병의 원인을 규명하려고 노력 중이다. 일부 항산화제 효능은 검증됐지만 이를 암 치료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병원이나 의사는 현재 없는 것으로 안다. 질병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의사로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장 원장은 내원 환자의 20~30%를 대상으로 항산화비타민요법을 권장, 실시하고 있다. 초기 암 환자는 병원 치료만으로도 효과를 확실하게 볼 수 있고, 말기암 환자는 음식을 먹는 것 자체가 힘들기 때문에 이들을 제외한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유방암 말기 진단을 받은 정인혜씨(가명·44)는 현재 척추, 뇌, 갈비뼈, 어깨, 골반에까지 암이 전이된 상태다. 수술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지금까지 6차례 항암제 치료를 받았다. 그와 함께 식이요법과 면역요법, 항산화비타민요법을 실천 중이다. "항암제를 네 번 맞을 동안 전혀 힘든 줄 몰랐다. 5차, 6차까지 가면서 조금 힘든 걸 느낀다. 그래도 다른 환자에 비해 믿기지 않을만큼 건강한 편이다. 육류를 덜 먹고 대신 현미밥에 마늘을 많이 먹는다. 요즘은 위가 안 좋아져 마늘을 안 먹고 있다. 검사 결과 척추 부분 암세포는 많이 줄어든 상태다."
장 원장에 따르면 항산화제인 비타민 E의 항암 효과에 대한 연구 결과가 최근 해외에서 보고됐다. "학계 보고에 따르면 위장관에 전암병변(前癌病變)이 있는 환자의 경우 단백질의 하나인 오르니틴 탈탄소효소의 활성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에게 베타카로틴 제제를 투여하자 오르니틴 탈탄산효소의 활성이 감소됐다. 비타민 E도 이와 유사한 효과가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일년 동안 위장관에 이형성이 있는 환자 36명을 대상으로 비타민 E를 하루 400 IU씩 또는 플라시보(가짜약)를 투여한 결과 비타민 E를 투여한 군에서 오르니틴 탈탄소효소의 활성이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직 검사결과 비타민 E를 복용한 환자는 대부분 장내에 발생한 이형성의 회복이 있었지만 플라시보 투여 군에서는 동일한 현상이 관찰되지 않았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비타민 E 제제(경구제제)가 오르니틴 탈탄소효소의 활성을 억제하여 전암병변을 정상으로 회복시키는 효과가 있음을 의미한다."
한편 암을 일으키는 주범 중 하나로 지목되는 것이 육체적 정신적 스트레스다. 비타민 C는 바로 이 스트레스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가 인체에 가해지면 비타민 C가 현저하게 우리 몸에서 소모된다. 예를 들어 흡연을 하면 혈중 비타민 C의 농도가 저하되는 이유 역시 담배가 우리 몸에서 육체적 스트레스로 작용하고 있다는 증거다. 담배를 피우면 비타민 C가 파괴될 뿐만 아니라 비타민 E의 주요 형태인 알파토코페롤도 손상된다. 나아가 불안, 긴장, 초조 등을 동반하는 정신적 스트레스에도 혈중 비타민 C의 농도가 저하되므로 건강을 헤치게 된다. 우리 인체는 호르몬계와 신경계, 면역계가 서로 유기적 연관관계를 맺고 작용하는데 스트레스는 호르몬계에 영향을 주고, 심장과 맥박을 뛰게 하며 혈압을 상승시킨다. 이때 활성산소를 발생시킬 뿐만 아니라 인체의 면역력을 떨어뜨리게 되는데 신체 면역력이 떨어지면 암을 비롯한 각종 질병에 쉽게 노출된다.
-숨을 쉬고 음식물을 섭취하는 이상 체내에 활성산소가 머물게 되는데, 암에 걸리는 사람이 있는 반면 건강한 사람이 있다.
"인체 내에서 생명현상의 불가피한 결과로 끊임없이 활성산소가 생성되고 있지만 우리 몸은 이를 제거할 수 있는 장치를 가지고 있다. 이 장치를 소거계(scavenger system)라 하며 소거계 기능을 하는 장치는 항산화 효소계다. 이는 활성산소를 분해할 수 있는 효소를 만들어내 세포를 보호한다. 항산화 소거계 중 SOD는 간에서 만들어지며 활성산소를 없애는 귀중한 효소이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 특히 40세가 지나면 SOD의 생성량이 감소하며 인체 내에서 생성되는 것만으로 활성산소를 모두 제거하지 못하게 된다.
그런데 활성산소를 제거하여 손상을 피하기 위한 장치는 인간을 비롯한 동물뿐만 아니라 식물도 가지고 있다. 식물은 스스로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물질을 만드는데 이것을 사람의 체내 효소와 구별하여 SOD유사물질이라고 한다. 이 물질은 우리 몸에 충분히 흡수될 수 있으며 세포 속으로 들어가 SOD와 유사한 작용을 함으로써 인체의 세포를 보호한다. 건강한 사람이나 암 환자에게 식이요법이 중요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암을 예방하기 위해서, 혹은 재발을 막고 암을 억제하기 위해 항산화비타민을 어느 정도 복용해야 효과가 있나.
"항산화제 비타민을 과연 어느 정도 복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가 하는 정확한 수치는 아직까지 발표된 것이 없다. 다만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권장하는 일일 권장량과 적정량은 있지만 그나마 이 기준도 최근 활성산소나 항산화제와 관련한 연구 결과가 속속 발표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항산화비타민 복용은 식품에 의한 섭취와 제제(경구약)를 먹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비타민 제제는 시중에 단일 제제 또는 종합비타민 형태로 나와 있다. 주의할 점은 식품 속의 항산화제는 부작용이 거의 없지만 농축형 제제는 과량 복용할 때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건강한 사람은 식품을 통한 섭취가 바람직하겠지만 암 환자는 반드시 의사의 처방에 따라야 부작용을 막고 암 재발과 억제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비타민은 몸밖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부작용이 별로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떤 부작용이 발생하나.
"지나치면 모자람만 못하다. 체외 배출되는 수용성 비타민과 달리 지용성인 비타민 A, D, E, K 등이 인체 내에 축적되면 자연 배출이 어렵기 때문에 지나치게 많이 복용할 경우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가 정한 일일권장량의 5~10배 초과해 장기간 복용하면 위험하다. 비타민 A는 일일권장량(2500~3500 IU)의 10배 이상, 비타민 D(200IU)는 5배 이상 복용을 삼가야 한다. 특히 비타민 A를 고용량 복용하면 태아기형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가임기 여성은 피하는 것이 좋다. 이밖에 간 질환자, 술을 많이 먹는 사람도 비타민 A 제제의 과잉 섭취를 피한다. 비타민 E는 하루 3,200㎎까지는 대개 안전한데 항응고제 복용자는 주의를 요한다.
수용성인 비타민 C는 고용량을 복용해도 여분의 양이 소변으로 배출되므로 큰 부작용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산이므로 공복에 복용시 속쓰림을 유발할 수 있다. 또 용량이 지나치면 설사를 유발하는데 이때 양을 줄이면 ?ㅋ? 회복된다. 단 신장질환자의 경우 고용량의 비타민을 복용할 경우 요로결석이 생길 수 있다."
마지막으로 장 원장은 암 환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한다. "항산화비타민요법은 암 발생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고, 암 환자의 경우 항암제, 방사선 치료와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나아가 더 이상 병원 치료가 아무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때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다. 어떠한 경우라도 잘못된 치료법의 선택은 오히려 병에 악영향을 초래하므로 의사의 관리하에 올바른 치료 방법을 선택해 꾸준히 치료하고 노력해야 한다. 그 길만이 회복의 기적을 낳을 수 있다."
1. 세계보건기구(WHO)의 '일일 권장량'과 '일일 적정량' 일일 권장량 일일 적정량
비타민 A
B1
B6
C
D
E 2500(여)~3500(남)
1.1(여)~1.2(남) ㎎
1.5(여)~1.7(남) ㎎
60 ㎎
200 IU
15 IU 5000~10000 IU
100~250 ㎎
25~250 ㎎
1000~6000 ㎎
200~1000 IU
200~800 IU
*일일 권장량은 1940년대 초에 제시된 것임. 그 후 활성산소 인한 세포 손상 연구 결과가 밝혀지면서 새롭게 일일 적정량을 정함.
2. 장석원 원장의 '암 예방을 위한 항산화비타민요법·항산화제' 처방
비타민 A 5000~10000 IU/day
베타카로틴 25000~50000 IU/day
비타민 B Complex B6 25~250 ㎎/day
B12 500~1000 ㎍/day
비타민 C 1~3 g/day (식사 직후 2~3회로 나누어 복용)
비타민 E 400~1000 IU/day (800 IU를 2회 나누어 복용)
오메가 -3 지방산 1~3 g/day (1~3회로 나누어 복용)
항산화 Phytochemicals 폴리페놀(Polyphenol, 녹차)
라이코핀(Lycopene, 토마토)
알리신(Allicin, 마늘)
인돌(Indole-3-carbinol, 양배추)
엽산(Folic acid, 시금치)
이소플라본(Isoflavone, 콩)
자료제공 : 서울 내과
출처 : 암 예방과 치료를 위한 "항산화 비타민 요법"
글쓴이 : 정묵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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