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한 수량을 나타내는 우리말
손, 두름, 축, 쾌, 접, 죽, 거리, 우리, 톳, 꾸러미, 쌈
"우리 수수께끼 놀이를 하자."
철수는 친구들과 수수께끼 놀이를 하고 있었다. 민희가 좀 색다른 수수께끼를 냈다.
"고등어 넉 손, 조기 두 두름, 오징어 한 축이 있다. 이 가운데 어느 것의 마리 수가 가장 많은가?"
이 문제를 놓고 저마다 계산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도 정확한 답을 말하지 못했다. 그래서 다 같이 사전을 찾아 가며 풀어 보기로 했다.
# 손 : (조기, 고등어) 2마리
* 고등어 넉 손은 8마리
# 두름 : 조기, 비웃(청어) 등을 10마리씩 2줄로 엮은 것.
* 조기 두 두름은 40마리
# 축 : (오징어)20마리
따라서 고등어 넉 손은 8마리, 조기 두 두름은 40마리, 오징어 한 축은 20마리다. 그러니까 조기가 가장 많고 그 다음이 오징어고, 고등어가 가장 적다.
이번에는 동희가 수수께끼를 냈다.
"북어 한 쾌면 몇 마리를 말하지?"
동희네 집은 건어물 상점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평소에도 이런 말을 자주 썼다. 그렇지만 아이들 귀에는 선말이었다. 철수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아버지 친구분께서 속초에서 덕장(물고기 따위를 말리기 위하여 덕을 매어 놓은 곳)을 하시는데, 북어를 선물로 보내 주신 적이 있거든. 그 때 들었는데, 한 쾌가 20마리일 거야."
그 사이에 얼른 국어 사전을 찾아 본 희숙이가 말했다.
"맞아. '쾌'는 북어 20마리를 한 단위로 세는 말이야."
# 쾌 : (북어) 20마리
* 북어 네 쾌는 80마리
이처럼 셈숱말 가운데 일정한 수를 나타내는 말이 있다. 이 말들을 가지고 수수께끼 놀이를 하니 재미가 있었다.
여태 가만히 듣고 있던 경구가 마치 전래 동화를 들려 주듯 말머리를 꺼냈다.
"옛날 길 가던 두 할아버지가 시원한 나무 그늘에서 쉬다가 만났단다. 서로 인사를 나눈 뒤, 나이를 밝혔지. 수염이 긴 할아버지가 '내 나이는 한 접에서 한 죽이 빠져.'라고 하자, 수염이 없는 할아버지는 '내 나이는 아홉 죽이오'라고 했어. 어느 할아버지가 더 연세가 많지?"
아이들은 저마다 머릿속으로 계산을 하느라 조용했다. 그런 중에도 아무도 정답을 말하지 않자, 동희가 방실 웃으며 말했다.
"한 '접'은 100개를 나타내고, 한 '죽'은 10개를 나타내지. 그러니까 결국 두 분 다 90세인 셈이야."
그제야 모두들 고개를 끄덕였다.
# 접 : (과일, 무, 배추, 마늘 따위를 셀 때) 100개
# 죽 : (옷, 신, 그릇 따위) 10개
정말 재미있고 유익한 수수께끼 놀이였다. 그 밖에도 어떤 수를 나타내는 셈낱말을 함께 찾아 보았다.
# 거리 : (오이, 가지 따위) 50개 * 오이 세 거리는 150개
# 우리 : (기와) 2000장 * 기와 네 우리는 8000장
# 첩 : 약 봉지에 싼 한약 뭉치 * 감기약 네 첩
# 톳 : (김)100장, 또는 40장 묶음
# 꾸러미 : (달걀) 10개
# 쌈 : (바늘) 24개
-묵은 자료를 정리하다가, 1999년 9월 13일 소년한국일보를 발견했습니다. 알아두면 좋을 것 같아 올립니다 -
달걀 꾸러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