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슬픔에서 걸어나와 하얀 자작나무 숲에 빗방울 맺히는 생각이나 하며 뒹굴고 있는데 그녀가 그렁그렁 젖은 눈으로 쏘아본다 찔끔 나의 에고를 바라보며 외출을 한다 문밖은 흑백의 모노톤이다 발자국 하나 바닷길로 나 있다 달 속으로 걸어들어간 돌 하나 물수제비 뜨듯 뚜벅뚜벅 달 속에 갇힌다 한동안 어떤 발자국 속에 담긴 호수에서 허우적거릴 것이다 .....불취불귀....나 돌아갈 집이 없어요....아, 버, 지, 공터의 사랑한참 동안 그대로 있었다 어느 날 애인들은 나에게 편지를 썼으나 나는 편지를 받아보지 못하고 내 아픔은 아픔을 몰아내고 기쁨은 기쁨을 몰아내지만장님인 시절 장님의 시절 술마시는 곳 기웃거리며 술병 깨고 손에 피 흘리며 여관에서 혼자 잠. 여관 들어선 자리 밑 옛 미나리꽝 맑은 미나리 순이 걸어들어와 저의 손으로 내 이마를 만지다. 아픔은 아픔을 몰아내고 기쁨은 기쁨을 몰아내고 장님인 시절 장님의 시절은 그렇게 가고...... 아버지, 나는 돌아갈 집이 없어요당신은 당신의 집으로 돌아갔고 늙은 들개같은 외투를 입고자전하는 지구에서 태어난 나, 비행기를 타고 가서 당신을 만난다 하늘에서 어느 순간 사라질 수도 있는 나, 아무도 기록하지 않을 나, 그러나 영혼을 믿는 나, 기억들이 섬광처럼 사라지는 것을 늙은 늑대같은 외투를 입고 내 영혼은 멍하게 지켜보리라 사랑의 不善너는 왜 胃가 아프니 마음이 아프지 않고 不醉不歸 어느 해 봄 그늘 술자리였던가 혼자 가는 먼 집 땡볕 소나무는 제 사투리로 말하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