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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퍼리스

tlsdkssk 2017. 10. 17. 07:55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종이의 경제적 가치가 하락하고 기업과 관공서 등에서 ‘페이퍼리스’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종이가 없는 삶을 상상하기 어려워 보이지만 우리는 이미 각종 청구서를 메일로 받고 계약을 태블릿PC로 진행하는 등 페이퍼리스시대를 살고 있다. 페이퍼리스는 앞으로 우리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가. <머니S>가 페이퍼리스의 경제적 가치와 앞으로의 전망, 전자문서 정착에 따른 문제점과 해결해야 될 과제 등을 짚어봤다.<편집자주>

인류문명 발전의 일등공신은 단연 언어와 문자다. 오랜 세월 지식은 언어와 문자를 통해 후대로 전승됐다. 기록문화가 인류문명 발전에 지대한 공을 세운 것. 특히 기록문화의 핵심인 종이는 언어와 문자를 수많은 후손에게 전파시키며 인류문명의 급속한 발달을 가져왔다.

그러나 최근 문명의 발전을 이끌어온 종이가 사라지는 추세다. 인간은 언어와 문자를 종이가 아닌 디지털 화면 속에 남기기 시작했고 인터넷과 휴대폰 보급은 디지털시대를 촉진시켰다. 수십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종이가 없는 시대’, 즉 페이퍼리스시대가 도래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종이 없는 ‘삶·산업’ 이미 시작됐다

종이가 없는 삶은 현재진행형이다. 은행에서는 종이통장 발급이 선택사항이며 대형마트나 상점에서도 전자영수증을 휴대폰으로 받을 수 있다. 종이로 된 영화티켓은 사라진 지 오래며 전자여권, 이메일청구서, 전자계약서도 활성화됐다. 기업이나 관공서에서도 비용절감과 업무 효율성을 이유로 종이 대신 전자문서를 활용한다. 잘 인지하지 못했을 뿐 페이퍼리스는 이미 우리 삶 깊숙이 자리 잡았다.

전문가들은 수십년 전에 페이퍼리스를 예견했다. 앨빈 토플러는 그의 저서 <제3의 물결>에서 컴퓨터 단말기의 등장으로 서류가 없는 전자사무실이 탄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몇년도 안돼 ICT(정보통신기술)가 급속히 발달하면서 그의 예견은 사실이 됐다.

한국전자문서협회 관계자는 “전자문서는 보안문제와 아날로그에 익숙한 세대의 거부감을 해소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면서도 “산업경쟁력 강화와 사회적 비용 절감 등 여러가지 이점이 있어 전자문서의 발달은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페이퍼리스는 환경보호 측면에서 유용하다. 환경부 발표에 따르면 2012년 기준 종이영수증 발행 건수는 연 310억건으로 비용만 2500억원에 달했다. 영수증 생산과 폐기과정에서 소요되는 온실가스 배출량도 5만톤에 이다. 하지만 종이문서 대신 전자문서 이용을 늘리면 그만큼의 환경보호효과를 얻을 수 있다. 종이가 사라지는 것에 거부감이 있는 사람도 환경보호 측면에서는 페이퍼리스 도입을 반대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에 전국 공공기관은 페이퍼리스를 통한 환경보호 및 비용 줄이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서울시청은 지난해 사용하던 500여대의 프린터와 복사기, 팩스, 스캐너 등의 사무기기를 100여대로 줄였다. 통합문서관리서비스를 도입해 불필요한 문서사용을 최대한 줄인 것이다. 서울시청은 이 서비스 도입으로 연간 182억원의 비용을 절감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전자계약시스템을 포함해 4년간 154억원을 투입하는 ‘부동산거래 통합지원시스템 구축사업’을 완료했다. 국토부는 이 시스템으로 거래비용 감소와 함께 소비자 편의성을 증대시켰다.

서울시청 자치행정과 관계자는 “환경보호 측면에서의 페이퍼리스는 청사 내에서 캠페인 형태로 꾸준히 진행됐다”며 “그동안은 단순 정보저장 측면에서 종이를 절약하는 수준이었지만 이제는 통합문서관리서비스로 보다 효율적인 데이터 보관이나 활용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기업들도 비용절감과 산업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페이퍼리스 도입에 적극적이다. 특히 회의가 많은 기업은 모바일과 PC에서 실시간 회의 알림, 문서 공유 및 판서, 채팅 등의 페이퍼리스 솔루션에 관심이 많다. 이에 국내 주요 기업들은 너도나도 스마트워크 컨설팅·솔루션기업과 제휴를 맺고 사내 스마트워크시스템 도입에 나섰다.

SK텔레콤은 지난 4월 전자문서 소프트웨어 개발사인 포시에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각종 계약서, 신청서, 검침서 등 종이문서를 전자문서로 대체했다. 포스코건설은 설계 자동화 소프트웨어 전문업체인 한길IT와 협업해 건설현장에서 태블릿PC나 스마트폰 등 모바일 디바이스로 설계도면을 확인하고 수정사항 지시가 가능한 ‘모바일 설계도면 관리시스템’을 개발했다.

페이퍼리스가 고객 편의성과 직결되는 금융권은 도입에 더욱 적극적이다. 신한은행은 올 초 전국 6500여개 지점에서 종이 신청서를 없앴으며 KEB하나은행은 종이 없는 전자창구를 시행 중이다. 카드사와 보험사도 영업 시 태블릿PC 등을 적극 활용하며 업무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업들은 단순 종이비용 절감보다 생산성 향상이나 업무 프로세스 최적화에 무게를 두고 주로 솔루션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페이퍼리스 오피스를 발전시킬 계획”이라며 “관련 솔루션시장이 앞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돼 업체 간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민간 주도’ 페이퍼리스 필요

페이퍼리스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커지고 있지만 전자문서 활용도 측면에서 우리나라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특히 정부 주도의 공공기관과 달리 민간분야에서는 여전히 종이문서를 선호하는 관행이나 전자문서에 대한 그릇된 인식이 남아있어 활성화에 제약이 따르는 상태다. 한 기업 내부 관계자는 “여전히 종이에 글을 쓰고 문서를 넘기는 식의 회의를 고수하는 곳이 많다”며 “전자문서의 법률효력이 종이문서와 같은데도 이를 오해하는 사람이 많아 활용을 꺼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정부는 민간분야의 잘못된 인식을 바꾸기 위해 공인전자문서센터나 공인전자주소 등을 도입했지만 사용률은 여전히 저조한 상태다. 따라서 민간분야에서 전자문서가 확산되려면 전자문서 도입 기업에 대한 세제혜택이나 지원책 등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10호(2017년 10월18~24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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