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흐르는 상자

남국에서/ 니체

tlsdkssk 2015. 12. 17. 06:42

남국에서



- Friedrich Nietzsche -




나는 휘어진 가지 위에 매달려서

나의 지친 몸을 흔들고 있다.

한 마리의 새가 나를 손님으로 초대하여,

나는 그 둥지 속에서 쉬고 있다.

이 곳은 어디인가? 아아, 아득히도 먼 곳!



하얀 바다는 깊은 잠에 취해 누워 있고,

새빨간 돛이 그 위에 떠 있다.

바위와, 무화과나무와, 탑과 항구,

에워싸는 목가, 양들의 울부짖는소리 ----

남국의 천진난만함이여, 나를 받아들여 다오!



오직 분명한 걸음걸이 ---- 그러한 것은 인생이 아니다.

조심스러운 발걸음 같은 것은,독일적이어서 답답하다.

나를 위로 올려 달라고, 바람에게 명령했다.

나는 새들과 함께 날으는 것을 배웠다 ----

남쪽을 향하여 바다를 건너 날았다.



이성! 지겨운 노릇!

그것은 너무나도 빨리, 우리를 목표로 데리고 간다!

하늘을 날으는 동안에, 나를 우롱하고 있었던 것을 나는 깨

달았다.

벌써 나는, 새로운 삶, 새로운 유희에 대한,

용기와 피와 정기가 용솟음치는 것을 느끼고 있다.....고독

하게 사색하는 것을, 나는 현명하다고 본다.

그러나 고독하게 노래하는 것은----어리석은 일일 것이다!

그러니까 그대들은, 내 주위에 조용히 원을 그리고 앉아서,

그대들을 칭찬하는 내 노래를 들어 다오,

그대들, 나쁜 새들이여, 주위에 모여라!



매우 어리고, 매우 가식적이며, 주위를 날으고 있는,

그대들은 사랑하기 위해서, 그리고 여러가지 아름다운 유희에,

열창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 같다.

북국에서는----주저하면서 나는 고백하는데----

나는, 늙어서 몸을 떠는 한 노파를 사랑했다.

그 노파의 이름은 '진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