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 풍경

[스크랩] 악착같이 오래살만한 이유, 신약

tlsdkssk 2014. 6. 10. 09:02

악착같이 오래살만한 이유, 신약

 

 

30년 뒤 세상은 어떻게 변할까. 100세 시대를 가능하게 한 것은 예방 의학의 발달이 있었기 때문이다. 의약품 역시 마찬가지다. 어쩌면 불로초가 나올지도 모르겠다. 건강하게 오래 살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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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날은 꼭 오고야 만다. 2043년 10월 10일

 

오늘 아침 깜빡하고 약을 먹지 않았다고 아내에게 또 잔소리를 듣고 말았다. 20년 전 개발된 주름 개선약. 이 녀석을 내가 가끔 깜빡한다. 치매 예방 주사를 맞았지만 젊어서부터 있던 깜빡 증상은 여전한 걸 보니 깜빡증 치료제는 아직 개발되지 않았나보다. 물론 약 먹는 시간을 스마트폰을 통해 듣고는 있지만, 약은 역시 아내 잔소리를 듣고 먹어야 재미가 있다.

 

마흔 넘어 만난 아내와 40년째 살고 있지만 아직도 아내의 잔소리와 함께 먹는 약이 약발도 더 잘받는 것 같아 좋다. 이런 나를 아내는 늙은 악동이라고 한다. 그래도 깜박하는 나에게 매번 약을 챙겨주는 아내가 참 고맙다. 이렇게 챙겨 먹는 주름 개선제, 근육 개선제 덕분에 나이는 80이 넘었지만 피부는 40대 초반이요, 아직 힘도 30대처럼 팔팔하다. 이 얼마나 좋은 세상인가. 이런 효과 때문에 아내도 철저히 약을 챙겨 먹이지 싶다.

 

이런 약들을 보면 나는 진나라 시황제가 생각나곤 한다. 이 약이 처음 나왔을 때 진시황제를 모델로 하는 광고가 등장했었는데, 좀 유치했지만 그보다 가슴에 와 닿는 모델은 아마 없었을 것이다. 50세에 죽은 진시황제, 그 시절로 따지면 장수한 셈이겠지만 지금 태어났다면 그가 살았던 수명의 세 배는 살 수 있었을 것이다. 요즘 평균 수명이 120세요, 150세까지 장수하는 어른들이 늘어났으니 진시황제가 저 세상에서 지금 시절을 보면 좀 억울할것 같다는 상상을 해 본다. 거기다 이렇게 젊게 살 수 있는 약까지 있으니 이런 사실을 알면 무덤에서 벌떡 일어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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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늙어갔을 때 비로소 축복

 

사실 이 약이 처음 나왔을 때 나는 정말 효과가 있을까 의심했다. 그런데 내 의지와 아내의 닦달을 못이기고 처음 먹기 시작한 후 이렇게 30년 젊은 피부와 팔팔한 힘을 가지게 되었다. 젊은 시절부터 외모 가꾸는 걸 좋아한 나는 수명이 길어지는 것 자체가 부담이었다. 주름만 늘어나고 허리는 구부정해지니 나이 드는 게 좋을 리 있겠는가. 세월의 무게니, 삶의 연륜이라고 위로하지만 그런다고 젊고 멋진 모습이 될 수 없는 것 아닌가? 그런 만큼 나는 젊게 살고 싶은 욕망이 몹시 강했었다.

 

이 약이 나오기 전에는 아내와 손 잡고 보톡스를 맞으러 다닐 정도였고 그런 나를 친구들이 놀렸던 기억이 난다. 유난히 젊음에 관심이 많은 나에게 피부의 젊음은 너무나 중요했다. 진시 황제가 불로장생(不老長生)을 꿈꾸듯 나 또한 불로(不老)를 꿈꿨던 것 같다.

 

그러나 나를 놀렸던 친구들도 이제는 그 약을 먹지 않으면 큰일 나는 줄 안다. 무엇보다 안타까운 일도 있다. 아끼던 친구들의 죽음이 그것이다. 녀석들은 젊은 시절 풍운아 처럼 용감무쌍하게 살아왔지만 퇴직 후 절망 속에서 살았던 것 같다.

 

70살을 넘기지 못한 친구들에게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담배를 끊지 않았고, 허구한 날 끼리끼리 만나 술 마시며 정치 얘기나 늘어놓다 싸움박질 하기 일쑤였다. 정치적 견해와 판단은 선거를 통해 표출하면 되는데, 60 넘은 나이에도 그렇게들 싸워대는 꼴이 좋지는 않았다. 문화와 멀어진 것도 녀석들의 공통점이었다. 독서를 끊고, 영화, 연극 한 편 보지 않으며 살았다.

 

유행을 아는 것을 창피하게 생각했고 입만 벌리면 자신의 전성기 얘기만 떠벌이기 일쑤였다. 30년 전 다방 DJ 경력이, 30년 전 두툼했던 지갑이, 30년 전 해운대 그녀가 오늘의 삶과 전혀 무관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만날 때마다 꺼낼 정도로 중요한 것은 아니지 않나.

 

더욱 심각한 공통점은 모두들 운동과 담 쌓았다는 점이다. 매일 술 마시고, 운동 안하니 배는 남산만하고 걸음은 뒤뚱뒤뚱,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서 학학 거리던 그들은 결국 이 좋은 세상을 보지 못하고 먼저 저 세상으로 떠나고 말았다. 그래도 지금까지 살아남은 친구들은 50줄 중반부터 식사 조절도 하고 운동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건강하게 늙어가다 신비의 신약을 만나 이 나이에 아이도 낳을 수 있는 기력과 세포를 회복하게 된 것이다.

 

‘지긋지긋한 인생 오래 살면 뭣하나’라고 탄식할 일이다. 한번 뿐인 인생, 언젠가는 지구를 떠나고 그걸로 그만이지만 이 소중한 가족, 친구들과의 인연을 오래오래 지속하다 평화롭게 사라지면 좋은 일 아닐까?

 

나는 젊은 시절 습관과 바람대로 피부가 탱탱해졌을 뿐만 아니라 근육 개선제로 힘도 강해졌다. 대부분 사람들이 그렇게 살게 되면서 치료를 위한 병원은 많이 사라졌거나 검진과 예방 의학 센터로 바뀌었다. 또 손주 녀석도 젊은 할아버지를 좋아한다. 내가 녀석이 좋아하는 야구를 함께 해 주기 때문인 것 같다. 이렇게 살다가는 손주는 물론 증손주와도 공놀이 하며 살 게 될 것 같다.

 

 

노경순자료제공 Citylife

 

출처 : 豊友會
글쓴이 : 시보네/54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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