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저게 혼자서 둥글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볕 두어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날
‼
필자도 대추를 보기는 하지만, 그 안에 속살과 씨 정도가 있음을 짐작할 뿐이다. 그런데
시인은 어떻게 그 안에 있지도 않은 태풍, 천둥, 벼락, 그리고 무서리와 땡볕, 심지어 초승달까지 볼 수 있을까?
조심조심 물어보았더니, 아니나 다를까, 수백년 동안 축적해 온 그들만의 방법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일체화(一體化)'다.
이 말에 필자는 깜짝 놀랐다.
경영의 세계에서는 '역지사지(易地思之)'까지 가보려고 노력하는데,
시인들은 그보다 훨씬 더 먼 곳 '상상의 끝'까지 간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시인들은 '역지사지'를 넘어 자신이 곧 '그것'이 되는 것이다. 구름이 되고, 바람이 되고, 비가 된다.
기업으로 치면 자동차가 되고, 휴대폰이 되고, 신용카드가 되는 것이다.
/ 조선일보 [Weekly BIZ] ‘詩人의 상상력을 경영에 활용하는 법’ 중에서
무대위로
대전 한밭수목원
출처 : ♣ 이동활의 음악정원 ♣
글쓴이 : 자연산2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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