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담을 넘을 때 ..... 문 숙
담을 넘은 줄장미 한 송이가 길위에서 대롱거린다
탈주범처럼 목숨을 걸고 담을 넘는 저 광기
한 곳에 발을 파묻은 순간
버려야 했던 꿈들이 어둠을 입고 유목의 꿈을 키웠으리라
경계를 넘는 일, 바람만이 길이어서
뾰족한 마음을 감추고 바람의 손목을 감아 오른다
길을 가는 동안
얽히고설키며 스스로 만들어가는 죄의 거미줄들
천한 문법으로 불온한 자서전을 쓰고 있다
제 뿌리로부터의 탈출은 혁명이 될 수 없어
사람들의 헛손질에 붉은 모가지가 꺾여 시들고 있다
꽃이라는 이유로, 쉽게 화냥기로 요약되고 말 문장들
겹겹이 쌓인 울음의 낱장들이 길바닥에 조용히 흩어진다
|
출처 : ♣ 이동활의 음악정원 ♣
글쓴이 : 한줄 바람 원글보기
메모 :
'詩가 흐르는 상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사랑 ...안도현 (0) | 2012.08.01 |
---|---|
[스크랩] 쓸쓸함이 따듯함에게 ............ 고정희 (0) | 2012.06.05 |
[스크랩] 그는 / 정호승 (0) | 2012.06.05 |
[스크랩] 아프시면 어찌 합니까 (0) | 2012.05.22 |
[스크랩] 달과 설중매(雪中梅) / 함민복 (0) | 2012.05.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