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흐르는 상자

[스크랩] 달팽이의 꿈 /이윤학

tlsdkssk 2012. 1. 29. 10:16

달팽이의 꿈 /이윤학

집이 되지 않았다 도피처가 되지도 않았다 보호색을 띠고 안주해버림이 무서웠다 힘겨운 짐 하나 꾸리고 기우뚱 기우뚱 어디로 가는지 모르면서 얼굴을 내밀고 살고 싶었다 속살을 물 위에 싣고 춤추고 싶었다 꿈이 소박하면 현실은 속박쯤 되겠지 결국은 힘겨운 짐 하나 벗으러 가는 길 희망은 낱개로 흩어진 미세한 먹이에 불과한 것이다 최초의 본능으로 미련을 버리자 또한 운명의 실패를 감아가며 덤프 트럭의 괴력을 흉내라도 내자 아니다 아니다 그렇게 쉬운 것은 물 속에 잠겨 있어도 늘 제자리는 안 될걸 쉽게 살아가는 방법이 있을까? 입으로 깨물면 부서지고 마는 연체의 껍질을 쓰고도 살아갈 수 있다니
출처 : ♣ 이동활의 음악정원 ♣
글쓴이 : 이사벨라 (경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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