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흐르는 상자

[스크랩] 울음1 /오세영

tlsdkssk 2011. 8. 28. 13:26


울음1 /오세영

산다는 것은 스스로 울 줄을 안다는 것이다 누군가를 울릴 수 있다는 것이다. 갓 태어나 탯줄에 목을 감고 우는 아기, 빈 나무 끝에 앉아 먼 하늘을 향해 우짖는 새, 모두 처마 끝에 매달린 풍경같이 울고 또 울린다. 삶의 순간은 항상 만남과 헤어짐의 연속이므로…… 바람이 우는 것이냐, 전깃줄이 우는 것이냐. 오늘도 나는 빈 들녘에 서서 겨울바람에 울고 있는 전신주를 보았다. 그들은 절실한 것이다. 물건도 자신의 운명이 줄에 걸릴 때는 울 줄을 아는 것이다.
출처 : ♣ 이동활의 음악정원 ♣
글쓴이 : 이사벨라 (경기)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