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스크랩] 내 영혼을 두드리는 빗소리.....박혜라

tlsdkssk 2009. 8. 4. 19:16

 

 

 

 

 

내 영혼을 두드리는 빗소리.....박혜라

 

 

  비오는날

 

 
 
 
 

 

조팝꽃이 뚝뚝 떨어지던 날

내 하얀 기슴에 불을 지피며

얼마나 많이 그리워 하다가

눈물 방울 방울 떨어져 그 위에 내리니

내 마음은

새벽 호수처럼 고요히 잦아들고

 

밟고 지나기를 수도 없이 반복하여

이제는 畓壓地가 되어 버린 천년의 돌무덤 같은 무심한 영혼이여

창가에 눈물 방울방울 떨어지니

길이 열리고

머나먼 날에

검은 고무신 신고 내달리던 물 젖은 풀 섶 길

마중나온 내 어미의 곱디 고운 얼굴이 

아직도 그리워서

 

조팝꽃 실바람에 눈처럼 날려 보내며

눈물 지어라

 

< 봄 비 >

   

 

 

 

 

 

 

 

 

 

 

 

 

 

 

 

 

 

 

 

 

 

 

 

 

 

 

 

 

 

 

 

 

 

 

 

 

 

 

 

 

 

 

 

 

 

 

 

 

 

 

 

 

 

 

 

 

 

 

 

 

 

 

 

 

 

 

 

 

 

 

 

 

 

 

 

 

 

 

 

 

 

 

 

 

 

 

 

 

 

 

 

 

 

 

 

 

 

 

 

 

 

 

 

 

 

 

 

 

 

 

 

 

 

 

 

 

 

 

 

침묵속의 누드

 

 

 

 

 

 

 

 

 

 

 

 

 

 

 

 

 

 

 

 

 

 

 

 

 

 

 

 

 

 

 

 

 

 

 

 

 

 

 

 

 

 

 

 

 

 

 

 

 

 

 

 

 

 

 

 

 

 

 

 

 

 

 

 

 

 

 

 

 

 

 

 

 

 

 

 

 

 

 

 

 

 

 

 

 

 

 

 

 

 

 

 

  

 

 

비오는 날의 거리 ....화가 박혜라를 만나다

 

언제 부터인가,불치병처럼 해질녘 긴 그림자에 나는 신음하곤 했다.갈수도 올 수도 없는 이 자리에서 망연히 하늘을 본다.가슴속에 묻어 둔 서러운 야기들이 술 한잔에 빗물처럼 반짝인다.
- 작가노트중에서 -

박혜라는 일상에서 서정성을 찾아낸다. 그녀는 자아의 서정성을 생동적으로 표출하기 위해 빗물을 투영시킨다.우리는 빗방울이 흩어지는 유리창이라는 매개를 통해 일상과 조우하게 된다. 자연적 모티브와 도시적 모티브의 대조 즉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작가의 내면 풍경이 그림안에 있다.

유리창에 비친 삶의 서정

비는 세상을 정화시킨다. 시커먼 먼지를 씻어주고,시끄러운 소음을 잠재운다.바쁘게 움직이던 모든 생물에게 차분한 안식을 준다.서양화가 박혜라의 그림 속 풍경도 그렇다.
그녀의 캔버스에는 비에 젖은 촉촉한 세상이 있다.

박혜라는 물방울 혹은 빗방울에 주목한다. 그에게 물은 추억이며 자연으로 회귀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다시 말해, 버릴 수 없는 과거의 기억과 미래의 대한 모색이라는 두 가지 감정의 혼합으로 볼 수 있다.물은 모든 사물의 투영할 수 있는 투명성의 상징이기도 하다. 이 물을 작가는 다시 유리창에 투영시킨다.이렇게 유리창에 비친 물을 통해 주변을 본다.재투영된 현실은 현상계와는 전혀 다른 시각적 체험을 하도록 한다.그것은 보는 이로 하여금 환상적이고 왜곡된 이미지로 보여지기도 한다.작가는 이를 인간과 과학,그리고 자연과의 신비로운 조화로 본다.
이런 순수한 조화란 순전히 작가의 주관적인 이해일 수도 있지만 그는 물을 눈이 아닌 마음으로 그리고 있기  때문에 지순한 감수성으로 담아낸 심상의 물방울,즉 자연은 소박한 희망으로 우리에게 다가선다.또한 그녀의 작품에 나타난 투명한 내면적 정신성은 은근하게 우리에게 감동과 희망을 전파한다.

사실 그녀는 ‘개발’ 이라는 이름으로 자꾸만 사라져가는 산과 들이 안타까웠다고 한다.
더 빠른 길을 내기 위해 산을 깎고 들판을 가로 지르고,도시를 가꾼다는 미명아래 온갖 풀과 나무를 다듬는 인간들의 몹쓸 짓이 싫었다 한다.그러나 비는 아무리 기술이 발전하고 문명이 발달한다고 해도 인간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자연’ 이다.비가 오면 인간은 그저 작은 우산 하나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는 미약한 존재일 뿐이다.

창을 타고 내리는 비는 고이거나 머물지 않는다.계속해서 흐른다.그러기에 박혜라의 비는 세상의 온갖 더러움과 이기심을 깨끗하게 씻어 낼 수 있다.그래서 그녀의 작품 속 비는 우울하거나 쓸쓸한 이미지만을 갖지 않는다.비를 통해 도시는 깨끗하게 정화되며 새롭게 태어난다.

침묵속의 누드

그녀의 누드에는 더 이상의 보충설명이나 부언이 필요 없다.그저 있는 그대로의 자아일 뿐.모든 것을 벗어던진 순수한 있는 그대로의 자연인으로서의 누드...
그녀가 추구하는 정화된 세상의 또 다른 이면을 그녀는 침묵속의 누드로 표현 하고자 하는 것일게다.

 

달리는 사람들 / 이지현 기자

 

 

 

Monet

 

 

 

 

 

출처 : 내 영혼을 두드리는 빗소리.....박혜라
글쓴이 : Monet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