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연의 마음 사전중에서
"처참함은 너덜너덜해진 남루함이며,
처절함은 더 이상 갈 데가 없는 괴로움이며,
처연함은 그 두 가지를 받아들이고 승인했을 때의 상태이다.
처참함은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정황이라면,
처절함은 차마 손 댈 수 없는 정황이며,
처연함은 눈뜨고 볼 수도 있고, 손을 댈 수도 있지만,
눈길도 손길도 효력이 없으리란 걸 알고 있는 것이다.
처참함은 입맛을 잃어 물조차 삼킬 수 없는 지경이라면,
처절함은 밥솥을 옆구리에 끼고
전투적으로 숟가락질을 하게 만드는 지경이며,
처연함은 한 그릇 밥 앞에서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게 하는 경지이다.
누군가가 우리를 처참하게 했을 때,
우리는 행동할 게 없어지고 말이 산적해진다.
하지만, 누군가가 우리를 처절하게 했을 때,
우리는 말이 없어지고 처신할 것이 오롯이 남는다.
누군가 때문에 우리가 처연해진다면,
그때는 말도 필요 없고 행동도 필요치 않는 상황을 만난다.
처참함 때문에 우리는 죽고 싶지만,
처절함 때문에 우리는 이 악물고 살고 싶어진다.
처연함은 삶과 죽음이 오버랩되어서
죽음처럼 살고, 삶처럼 죽게 한다.
"은은한 것들은 향기가 있고, 은근한 것들은 힘이 있다.
은은함에는 아련함이 있고, 은근함에는 아둔함이 있다.
은은한 것들이 지닌 아련함은 그 과정을 음미하게 하며,
은근한 것들이 지닌 아둔함은 그 결론을 신뢰하게 한다.
은은한 사람은 과정을 아름답게 엮어가며,
은근한 사람은 결론을 아름답게 맺는다. "
"얼음과 소금바닷물은 얼지 않는다. 소금이 있기 때문에.
소금이 있는 얼음은 빙점이 낮아져서 쉽게 녹는다고 한다.
당신의 마음속에 내가 건네준 소금은 잘 있을까.
쉽게 얼지도 않지만,
얼어도 쉽게 녹을 수 있는 것은 신뢰 때문에 가능하다.
내 마음속에는 당신에 대한 신뢰가 잘 있는 것 같다.
그 어떤 빙점도 두렵지가 않을 만큼 소금창고가 두둑하다
.70 유쾌:상쾌:경쾌:통쾌
"처참함은 너덜너덜해진 남루함이며,
처절함은 더 이상 갈 데가 없는 괴로움이며,
처연함은 그 두 가지를 받아들이고 승인했을 때의 상태이다.
처참함은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정황이라면,
처절함은 차마 손 댈 수 없는 정황이며,
처연함은 눈뜨고 볼 수도 있고, 손을 댈 수도 있지만,
눈길도 손길도 효력이 없으리란 걸 알고 있는 것이다.
처참함은 입맛을 잃어 물조차 삼킬 수 없는 지경이라면,
처절함은 밥솥을 옆구리에 끼고
전투적으로 숟가락질을 하게 만드는 지경이며,
처연함은 한 그릇 밥 앞에서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게 하는 경지이다.
누군가가 우리를 처참하게 했을 때,
우리는 행동할 게 없어지고 말이 산적해진다.
하지만, 누군가가 우리를 처절하게 했을 때,
우리는 말이 없어지고 처신할 것이 오롯이 남는다.
누군가 때문에 우리가 처연해진다면,
그때는 말도 필요 없고 행동도 필요치 않는 상황을 만난다.
처참함 때문에 우리는 죽고 싶지만,
처절함 때문에 우리는 이 악물고 살고 싶어진다.
처연함은 삶과 죽음이 오버랩되어서
죽음처럼 살고, 삶처럼 죽게 한다.
"은은한 것들은 향기가 있고, 은근한 것들은 힘이 있다.
은은함에는 아련함이 있고, 은근함에는 아둔함이 있다.
은은한 것들이 지닌 아련함은 그 과정을 음미하게 하며,
은근한 것들이 지닌 아둔함은 그 결론을 신뢰하게 한다.
은은한 사람은 과정을 아름답게 엮어가며,
은근한 사람은 결론을 아름답게 맺는다. "
"얼음과 소금바닷물은 얼지 않는다. 소금이 있기 때문에.
소금이 있는 얼음은 빙점이 낮아져서 쉽게 녹는다고 한다.
당신의 마음속에 내가 건네준 소금은 잘 있을까.
쉽게 얼지도 않지만,
얼어도 쉽게 녹을 수 있는 것은 신뢰 때문에 가능하다.
내 마음속에는 당신에 대한 신뢰가 잘 있는 것 같다.
그 어떤 빙점도 두렵지가 않을 만큼 소금창고가 두둑하다
.70 유쾌:상쾌:경쾌:통쾌
유쾌한 사람은 농담을 적절하게 잘 활용하며, 상쾌한 사람은 농담에 웃어줄 줄 알며, 경쾌한 사람은 농담을 멋지게 받아칠 줄 알며, 통쾌한 사람은 농담의 수위를 높일 줄 안다.
고민스럽고 복잡한 국면에서, 유쾌한 사람은 상황을 간단하게 요약할 줄 알며, 상쾌한 사람은 고민의 핵심을 알며, 경쾌한 사람은 고민을 휘발시킬 줄 알며, 통쾌한 사람은 고민을 역전시킬 줄 안다.
유쾌함에는 복잡함을 줄인 흔적이, 상쾌함에는 불순물을 줄인 흔적이, 경쾌함에는 무게를 줄인 흔적이, 통쾌함에는 앙금을 없앤 흔적이 남아 있다.
우리는 좋은 사람을 만났을 때 유쾌해지고, 좋은 공간에 놓였을 때 상쾌해지며, 좋은 컨디션일 때 경쾌해지고, 지리한 장마처럼 오래 묵은 골칫거리들이 빠르고 정확하게 해결될 때 통쾌해진다.
나쁜 사람의 불행을 구경하며 우리는 유쾌하거나 상쾌하거나 경쾌해질 수는 없지만 통쾌해지기도 하는 걸 보면, 통쾌하다는 것의 쾌감이 위험한 수위에서 찰랑대는 감정임에는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