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와 성서 속 팜므 파탈으로는 잔혹한 살로메와 메두사, 신비로운 이브와 롤리타, 음탕한 옴팔레, 삼손을 죽인 팔레스티나의 여인 데릴라, 정사 후 남자를 죽인 복수의 화신 유디트 등이 있습니다.
여기서 다르면서 비슷한 두 여인 살로메와 유디트를 비교하고자 합니다.
많은 이들이 클림트의 '유디트'를 살로메로 알거나 살로메적인 유디트라고 봅니다.
살로메는 헤롯왕의 아내 헤로디아의 의붓딸로 어미 헤로디아가 세례요한에게 욕정을 품고 유혹을 하다 실패한데 원한을 품고 살로메에게 세례요한의 목을 사주하게 됩니다.
살로메는 특유의 음탕함으로 아버지인 헤롯왕 앞에서 춤을 추어 아비를 홀리고 그녀에게 푹 빠진 헤롯에게 간청하여 세례요한의 목을 달라고합니다.
결국 살로메는 세례요한의 죽음에 일조하는 잔인하고 악녀적인 여자의 대표적 인물이 되고 맙니다.
이에 반해 유디트는 자신의 몸을 던져 적장의 목을 쳐오는 갸냘프면서도 용감한 여인으로 인식되구요.
클림트의 '유디트'를 자세히 보면 치맛자락을 들고있는 모양새가 마치 헤롯앞에서 춤을 추던 살로메의 몸놀림같아 착각을 불러 일으키게 한는데... 이것은 클림트의 의도적인 표현일까요?
다음은 모로가 그린 '헤롯 앞에서 춤추는 살로메'와 귀도 레니의 '세례요한의 머리를 받아든 살로메' 그림입니다.
성경에 나오는 유디트
유디트는 구약성서에 나오는 유태인의 과부로 아시리아군(軍)에 포위되었던 페르시아의 마을을 구하기 위해, 적장인 홀로페르네스에게 접근합니다.
홀로페르네스는 그녀를 유혹하기 위해 연회에 초대하고 연회가 끝나고 단둘이 있게 되자 유디트는 홀로페르네스를 술 취하게 하고 그의 목을 잘라 포대에 넣어서 페르시아로 가져오게 되죠.
이로 인해 유태인들은 유디트를 충성스럽고 고귀한 여성으로 여기게 됩니다.
유디트를 그린 화가들은 무수히 많았습니다.
고대 남자 장수들은 유디트 같은 여자에게 죽임을 당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부끄러워 했죠.
그래서 남자라면 홀로페르네스의 입장에서 유디트에 대한 괜한 환상이나 두려움이 크겠고 여자에게는 동경의 대상이 되곤 했습니다.
▲ 유디트 / 클림트
클림트는 "악녀"의 이미지를 즐겨 그렸기에 가냘프지만 지혜롭고 용감했던 과거의 유디트들과는 달리
클림트의 유디트는 뇌쇄적입니다.
용기와 지혜의 상징인 유디트가 이렇게 악녀의 이미지를 풍기다니...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이 그림을 살로메라고 착각하지만 이 그림은 분명 유디트가 맞다고 하네요.
▲ 유디트와 하녀 / 아르테미시아 겐틸레스키
아르테미시아의 유디트는 여성의 입장으로 현실감 있게 표현되었습니다.
좀더 강인하고 덩치가 큰 여성 유디트가 하녀와 함께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가지고 가는군요.
아르테미시아가 19세 때 아버지의 친구이자 그녀의 스승인 아고스티노 타시에게 강간당한 사건을 알고있다면 이 그림은 더욱 강렬한 감정을 지니고 다가오겠죠?
이 사건은 당대 로마에서 아주 큰 재판으로 유명했었다고 전해집니다.
다음은 또하나의 아르테미시아의 그림입니다.
아주 강렬하죠?
이 그림의 유디트는 그녀... 아르테미시아의 또다른 이름이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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