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곡동의 '우장산'은 내 등산의 기초를 다져준 고마운 산이다.
집에서 10여분 거리에 있어 언제든 날 반갑게 맞아주었다.
명산이 아닌들 어떠하랴, 산은 산임에....
요즘은 여기서 기우제를 드리지 않으니 우장(雨裝)도 필요 없을 터,
이 동네를 떠나며 나는 '우장산'이란 이름 대신 '나도산'이라 이름 지었다.
엣날엔 어땠는지 모르나 오늘의 '나도산'은 100m도 안되는 낮고 작은 산.
게다가 하도 손을 대어 산이라기보다 공원이란 느낌이 더 강하다.
그래도 숲길을 걷다 보면 깊은 산과 같이 숲이 울창한 곳도 있다.
교우를 불러내어 나도산을 거닐었다.
동네산이란 무거운 배낭이 필요 없으니
늘 마음을 홀가분하게 한다.
굳이 힘들게 낑낑대지 않고 살망살망 거닐어도
좋은 것이 이런 야산의 매력이요,
산보하듯 산행을 하니,
산속의 나무나 풀들도 더 자세히 보게 된다.
아래의 사진은 제법 깊은 산같지 않은가.
나도산엔 여기저기 벤치가 있어, 손님이 찾아오면 나는 자주 이곳으로 안내하곤 했다.
운동도 하고, 담소도 나눌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며칠 후 이사가는 새 동네에도 전철로 두 정거만 가면 수락산이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수락산이 명산인들 나도산만큼 친근할까.
나도산만큼 자주 찾을 수 있을까.
나도산만큼 아무나 데리고 갈 수있을까.
나도산을 내려오며 나는 수많은 나무와 풀들을 만져주었다.
잘 있거라 나도산아~ 정든 내 산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