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스크랩] '라라의 테마'로 보는 닥터 지바고

tlsdkssk 2006. 3. 9. 13:26

 

 

 

 

Dr. Zhivago


 

눈이 몹시 오던 날(순단치 않은 앞날을 보여주려는 듯한...) 부모의 장례를 치루고 8세 나이에 고아가 된 유리 지바고(Yuri : 오마 샤리프 분)는 그로메코가(家)에 입양된다. 

 

그는 1912년 어느 겨울 밤, 크렘린 궁성 앞에서 노동자들과 학생들이 기마병에게 살해되는 것을 보고 큰 충격을 받는다.
이후 그는 사회의 여러 뒷면들을 접하게 되고, 의학을 공부해 빈곤한 사람들을 돕고자 꿈꾼다.

그는 그로메코가의 고명딸 토냐(Tonya : 제랄린 채플린 분)와 장래를 약속하면서 열심히 의학실습에 몰두하는데 운명의 여인 라라(Lara : 쥴리 크리스티 분)와 마주친다.

그녀는 어머니의 정부 코마로프스키(Komarovsky : 로드 슈타이거 분)에게 정조를 빼앗기자 사교계의 크리스마스 무도회장에서 코마로프스키에게 방아쇠를 당겨 총상을 입힌다.

유리는 다시 한번 이 여인에게 호기심을 느낀다.

그러나 라라에게는 혁명가 파샤(Pasha/Strelnikov : 톰 카우트네이 분)라는 연인이 있었다.

1914년 제 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고 군의관으로 참전한 그는 우연히 종군간호부로 변신한 라라와 반갑게 해후한다.

1917년 혁명정부가 수립된 러시아에서 유리와 같은 지식인은 제일 먼저 숙청될 대상이었다.

그래서 그는 우랄 산맥의 오지 바리끼노로 숨어든다.

궁핍하지만 평화가 감도는 전원 생활을 보내다 적적함을 달래기 위해 시내 도서관을 찾은 그는 우연히 그 근처로 이주해온 라라와 다시 운명적으로 만나게 되는데...

 


감독 : 데이비드 린

출연 : 오마 샤리프, 제랄딘 채플린, 알렉 기네스, 쥴리 크리스티, 로드 슈타이거, 클라우스 킨스키...

음악 : 모리스 쟈르

          아카데미상 5개 부문(각본, 촬영, 미술, 의상, 음악) 수상

 



 

 


 

 

 

 

“당신이 슬픔이나 회한같은 걸

하나도 지니지 않은 여자였다면
나는 당신을 이토록 사랑하지는 않았을 거요.

나는 한 번도 발을 헛딛지 않는,

낙오하지도 않고 오류를 범하지도 않는

그런 사람은 좋아할 수가 없소.

그런 사람의 미덕이란 생명이 없는 것이며,

따라서 아무런 가치도 없는 것이니까.
그런 사람은 인생의 아름다움을 보지 못한단 말이오.“

영화 <닥터 지바고> 중 지바고의 대사

 






 
라라의 테마 / Giovanni Marradi
 
 
 
라라의 테마 O.S.T
 
 



<닥터 지바고>와 볼셰비키 혁명사 줄거리


<닥터 지바고>의 시대적 배경은 1914년 제 1차 세계대전 발발 시기부터 1917년 러시아 2월 혁명 이후 레닌이 독일에서 제공한 열차를 타고 귀국한 이른 바 ‘4월 테제’로 출발하여 8월 조직된 트로츠키 주도의 적군(赤軍)과 서방 외국군의 지원을 받는 짜르 왕정 시절의 군대 등으로 이루어진 백군(白軍) 간에 내전이 진행되던 시기다.

라라의 애인 파샤는 러시아의 개혁을 바라는 지식인 청년이었고, 지바고는 이미 토냐와 결혼한 유부남이다. 전쟁이 나자 지바고는 군의관으로 차출되어 참전하고, 라라는 애인 파샤를 찾아 종군 간호사로 참전한다. 이미 한 차례 만난 적이 있었던 지바고와 라라는 전쟁터에서 사랑의 감정을 싹틔운다.

그러나 1917년 러시아 2월 자유주의 혁명이 일어나자 지바고와 라라 그리고 파샤는 동시에 숙명적 운명의 시련을 맞게 된다. 4월 이후 레닌과 트로츠키의 소비에트와 적군이 러시아 전역을 장악해 나가고 지바고는 자신이 쓴 시 때문에 숙청 대상이 되나 이복형의 도움으로 우랄산맥 오지로 피신을 한다.

우랄산맥 오지에서 시내로 외출 나간 지바고는 우연히 도서관에서 라라를 만나 다시 기쁨의 재회를 한다. 이후 두 사람은 우랄산맥 설원 속에서 시를 쓰고 사랑을 나누는 지바고 일생 최고의 시간과 행복을 맛본다.

그러나 죽은 줄 알았던 라라의 남편 파샤가 적군의 지도자가 되어 라라를 찾아오다 백군에 붙잡혀 죽고 만다. 이에 라라의 신변 위협을 느낀 지바고는 라라를 보호하기 위해 이복형에게 라라의 안전을 부탁하고 또 다시 긴 이별을 하게 된다.

이별 이후 지바고는 적군의 빨치산에 포로로 잡혀 내전 기간 동안 의무관으로 협력을 하다 겨우 탈출에 성공한다. 탈출에 성공한 지바고는 내전의 상처로 초췌한 몰골로 거리를 방황하며 라라를 찾아 나선다.

거리를 나서던 지바고는 우연히 전차 역에서 다시 라라를 발견하나 가까이 가지도 못하고 그만 심장마비로 쓰러져 죽고 만다. 하지만 라라는 이런 사실도 모른 채 사랑하는 지바고와 잃어버린 딸을 찾아 여기저기를 찾아다닌다.



<닥터 지바고> 영화 대사로 들쳐보는 러시아혁명 내전사


러시아혁명과 내전은 짜르의 절대왕정과 맨셰비키와 볼셰비키 당 조직,적군과 백군, 귀족과 노동자 농민이 싸우는 전쟁이다.

“하지만… 왜 꼭 이걸 해야 하는데?”
“혁명과 인민을 위해서”
“하지만 누가 혁명을 원한다고 그래?”
“다들 원해 다만 아직은 그걸 모르고 있을 뿐이야”


청년시절 라라와 파샤가 유인물을 뿌리고 라라의 집에 들러 이야기 나누는 장면에 나오는 대사다. 라라는 혁명의 길에 나서는 파샤가 걱정이었고 파샤는 결국 과거 혁명가들이 그러했던 길처럼 아내인 라라와 아이를 남겨두고 볼셰비키 적군에 참가하고 나중에 지도자가 되어 라라를 찾으러 오다 체포되자 스스로 자결을 한다.

“누가 자넬 이리 보냈나?”
“가족들과 함께 모스크바에서 유리아틴으로 가는 중입니다.”
“유리아틴은 백군파가 장악하고 있어. 본진에 합류할 건가?”
“아뇨. 바리키노로 가는 중입니다.”


지바고와 가족이 우랄산맥으로 피신하는 기차 안에서 적군(赤軍) 라라의 남편 파샤에게 검문 당하는 장면이다. 1917년 4월 귀국한 레닌이 당시 무모한 전략이라고 저항하던 당 중앙위원들을 설득하고 당시 페테르부르크 소비에트 트로츠키 의장의 협력을 얻어 적군이 창설되고 바로 무혈로 임시정부를 물러나게 해 10월 혁명을 성공한다. 트로츠키의 적군은 창설 이후 1920년 말까지 3년여에 걸친 백군과의 내전을 치르게 된다.

“더 이상은 기다릴 수 없어. 아마 안 올 모양이야.”
“바보군요. 그럼 그 사람이 당신하고 같이 떠날 줄 아셨나요?”
“정신 나간 친구야! 몽고로 빠져나갔다가 일단 중국으로 가서, 거기서 다시….”
“러시아를 떠날 사람이 아녜요!”


라라 어머니의 정부이며 등장인물 중 교활한 인물로 묘사되어 나오는 코마로프스키와 여주인공 라라가 만나 러시아 백군과 적군의 내전 막바지에 코마로프스키가 몽고를 거쳐 중국으로 도망가는 장면에 나오는 대사이다. 라라는 지바고의 성격을 잘 알기에 ‘러시아를 떠날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이렇게 내전에서 패한 백군들과 코마로프스키 같은 인물들은 몽고를 거쳐 중국 국경을 넘어 미국 영국 프랑스의 조차지였던 상하이로 넘어와 러시아 집단거주지를 만들어 살게 된다.

 

 



혁명과 내전은 개인의 사랑과 가정을 포기하게 한다.

 


 
▲ <닥터 지바고> 겉표지

라라의 애인 지식인청년 파샤는 혁명을 위해 애인을 포기하고 혁명의 대열에 참가하나 죽임을 당한다. 시를 쓰는 시인이며 의사인 주인공 지바고 역시 한때나마 라라와 더불어 설원 속에 은거하며 시를 쓰는 행복을 경험하지만 개인의 자유는 파괴되고 유린 당한다.

혁명과 내전 중에 가정과 사랑을 모두 잃고 끝내 목숨마저 잃고 만다. 혁명과 내전은 라라와 같은 소박한 삶을 찾는 여성, 러시아의 여성에게 가정과 모든 것을 잃게 한다.

영화는 러시아 민중을 상징하는 라라에 대한 지바고의 사랑과, 혁명이라는 시대조류에 따르는 파샤, 개인의 안위만을 챙기는 교활한 카마롭스키... 각자의 인물과 운명을 통해 러시아혁명과 사회주의의 현실에 대한 해석을 관람자에게 맡긴다.

지바고가 그렇게 잡히지도 않는 정신세계를 찾아 끊임없이 방황하다 사랑하는 사람의 먼 발치에서 죽었던 것처럼 작가 파스테르나크 역시 지바고처럼 조국에서 죽는다.

러시아 혁명 성공으로 한 때 사회주의국가의 종주국이었지만 러시아 역시 러시아 민중들에 의해 소비에트공화국이 무너지고 ‘민족의 독립’과 ‘개인의 자유’를 존중하는 새로운 시장경제주의 21세기 세계국가로 탈바꿈하고 있어 ‘개인의 자유’ 그 중요함과 무거움을 <닥터 지바고>는 깨닫게 한다.


작가 파스테르나크 닥터 지바고 같은 운명
'닥터 지바고'의 작가 보리스 파스테르나크

<닥터 지바고>는 노벨문학상 수장자인 러시아의 시인이며 소설가인 파스테르나크 작품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우랄산맥 설원을 배경으로 지바고와 라라의 애타는 사랑 이야기를 전쟁이라는 시대적 배경과 맞물리며 시적인 감동으로 애잔하게 그려낸 미국에서 1965년 제작된 미국영화이다.

원작은 장편소설 〈의사 지바고 Doctor Zhivago〉로 1958년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결정되자 소련 내에서 커다란 반대가 야기되어 작가는 수상을 거부했다. 러시아 혁명의 과정과 그 속에서 펼쳐지는 혼란, 가정의 해체, 전쟁 중 사랑을 서사적으로 표현한 이 소설은 국제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나 당사국인 러시아에서는 출판이 되지 않아 비밀리에 번역본으로 러시아인들에게 읽혔다.

작가는 노벨문학상 건으로 고국에서 추방 위기에 처했을 때 흐루시초프 대통령에게 보낸 탄원서에서 "조국을 떠난다는 것은 내게 죽음을 의미한다" 라고 말했다. 결국 그는 조국에 남아 그의 작품 주인공 지바고처럼 병으로 러시아에서 죽는다. 



 

Somewhere My Love / Connie Francis

 

 Lara`s Theme


Somewhere my lovethere will be songs to sing
Although the snow covers the hope of Spring
Somewhere a hill blossoms in green and gold
And there are dreams, all than your heart can hold

Someday we'll meet again, my love

Someday whenever the Spring breaks through
You'll come to me out of the long-ago
Warm as the wind, soft as the kiss of snow

Lara, my own, Think of me now and then.
God, speed my love 'Till you are mine again
Warm as the wind, soft as the kiss of snow

... God, speed my love... Till you are mine again


'라라'의 테마

그대여 어딘가에 노래가 있을 거에요.
비록 눈이 봄의 희망을 덮고 있더라도 말이에요.

언덕 너머 어딘가에 푸르고 금빛나는 꽃들이 피어나고 있지요.
당신의 마음을 지탱시켜 줄 꿈들이 있답니다.

      언젠가 우린 다시 만나게 될거에요. 내 사랑
      언젠가 겨울을 이기고 따뜻한 봄이 올 때.. 당신은 내게 올 거에요.
      바람처럼 따뜻하고 눈의 입맞춤처럼 부드럽게 긴 시간이 흐른 후에..

      '라라'.. 내 사랑 이따금씩 절 생각해 주세요.
      신이여, 내 사랑의 성공을 빌어주세요.
      당신이 다시 내 사람이 될 때까지..

      눈의 입맞춤처럼 부드럽게 긴 시간이 흐른 후에

      ...신이여, 내 사랑의 성공을 빌어주세요.
      ...당신이 다시 내 사람이 될 때까지...

       



       


       

       

      저 개인적으로도 무척 감명 깊게 본 영화입니다.  

       

       '인생이란 무엇인가'를 진지하게 생각하면서

      선친 그리고 제 인생을 돌아보게 만들었던 영화입니다.

      영화를 좋아하셨던 선친을 닮아서인지 저도 어렸을 적부터

      영화를 무척 좋아했던 헐리우드 키드였습니다.

       

      이 영화의 감독은 완벽한 영화를 만들기 위해

      어느 감독보다도 편집에 크게 비중을 둔다는 데이비드 린입니다.

       

      그래서인지 배우들의 연기까지는 제가 감히 평할 수 없지만

      뛰어난 영상미가 돋보여 시각적인 감동까지 함께 느낄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배우들의 면면만 살펴봐도 수레바퀴 속의 인생을 떠올리게 됩니다.

      챨리 채플린의 딸 제랄딘 채플린, 나타샤 킨스키의 아버지 클라우스 킨스키...

       

       

      이 영화 속에서 관객들은 주인공의 유년 시절부터

      마지막 숨을 거두는 순간까지를 지켜볼 수가 있습니다.

       

      한 인간의 힘으로는 거스를 수 없었던 역사의 거대한 수레바퀴 속에서

      이념과 사랑, 인생과 인연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지바고와 라라는 이미 자신의 배우자가 있었지만

      삶과 죽음이 교차되는 전쟁터에서 재회하고 사랑하게 됩니다. 

       

      유교적 관점에서 보면 불륜일 수도 있는 두 사람의 관계...

       

      라라는 자신의 순결을 강탈한 엄마의 정부에게 총을 쏘고...

      또 자신의 의지와 상관 없이 혁명과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휩쓸리게 되고...

       

      제 1,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철학이나 신학 등

      인간의 정신사조는 그 흐름이 크게 바뀌었다고 합니다. 

       

      전쟁의 참상은 모든 것을 파괴시킨다고 하는데...

      그래서 인간의 가치관도 너무 쉽게 파괴되고 마는 것일까요?

       

      이렇듯 너무나 큰 화두 때문인지...

       

      어쩌면 불륜이라는 관점에서도 볼 수 있는 두 남녀의 인연을

      그냥 담담하게 서술해나가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느낄 겨를이 없습니다.

       

      이렇듯... 아마도 작가는

      '인생에 있어 정말 중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하는 관점을 만들어주기 위해 

      무기력하게 당할 수 밖에 없었던 성폭력과 전쟁,

      한 개인이 거스를 수 없었던 혁명의 시대적 흐름...

      이런 장치들을 통해 독자들의 선입견들을 파괴하고

      새로운 각도에서 바라보도록 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봤었습니다.

       

      우리네 삶에서 끈끈하게 교차했지만 맺어지지 못한 인연들...

      그 인연들까지도 오롯이 인생의 소중한 한 부분임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보리스 파스테르나크는,

      또 위대한 영화감독 데이비드 린은

      '닥터 지바고'를 통해서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 물론 제 개인적인 관점입니다.

      어떤 분들은 인간의 숭고한 존엄성, 자유의 소중함,

      공산주의의 허구성 등 이념을 강조하는 분들도 있겠지요.

      하지만 저는 제 삶에 잇대어 있는

      소박한 카테고리들과 연결시켜보고 싶습니다.

       

       

       

       

      2006. 3. 7 

       

       

       

출처 : '라라의 테마'로 보는 닥터 지바고
글쓴이 : wrecker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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