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

[스크랩] 사랑이 어떻게 너에게로 왔는가 / 라이너 마리아 릴케

tlsdkssk 2005. 9. 1. 11:59
정물/10호/1996년

 
사랑이 어떻게 너에게로 왔는가 / 라이너 마리아 릴케
사랑이 어떻게 너에게로 왔는가. 
햇빛처럼 꽃보라처럼 
또는 기도처럼 왔는가. 
행복이 반짝이며 하늘에서 몰려와 
날개를 거두고 
꽃피는 나의 가슴에 걸려온 것을
하얀 국화가 피어있는 날 
그 집의 화사함이 
어쩐지 마음에 불안하였다. 
그날 밤늦게, 조용히 네가 
내 마음에 닿아왔다. 
나는 불안하였다. 
아주 상냥하게 네가 왔다. 
마침 꿈 속에서 너를 생각하고 있었다. 
네가 오고 은은히 동화에서처럼 
밤이 울려 퍼졌다. 
밤은 은으로 빛나는 옷을 입고 
한 주먹의 꿈을 뿌린다. 
꿈은 속속들이 마음 속 깊이 스며들어 
나는 취한다. 
어린 아이드링 호도와 
불빛으로 가득한 크리스마스를 보듯 
나는 본다. 네가 밤 속을 걸으며 
꽃송이 송이마다 입맞추어 주는 것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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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사랑이 어떻게 너에게로 왔는가 / 라이너 마리아 릴케
글쓴이 : 하늘꽃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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