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한자락

아들의 편지

tlsdkssk 2010. 6. 30. 19:28

아들에게 할 말이 있어 메일을 보냈더니

'사랑하는 어머니'라고 호칭하며 답장을 보내왔다.

아버지의 죽음 이후 부모의 소중함이 간절해진 것일까.

아들은 편지 중간에 간혹 그런 말을 쓴 적은 있어도 서두부터 그런 곰살맞은 표현을 한 것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아버지에게 아무 것도 해드릴 수 없는 게 슬프다'던 아들이었다.

나는 기도와 선업을 쌓는 것으로 아버지를 도울 수 있으니

앞으로  함께 기도와 덕을 쌓아가자고 제안했었다.

엄마는 아버지를 위해 100일 동안 미사를 봉헌할 것이며

그리고 또...... 할 것이라고

 

개신교는 입장이 다르지만 가톨릭에선 사람이 죽으면 일단 연옥으로 갈 가능성이 많다고 본다.

천국이란 완전한 인간이 갈 수 있는 곳.

인간이란 믿음이 불완전하거나 자기 죄에 대한 통회가 부족하거나 할 수 있기에

우선은 정화의 장소에서 일정 시간 머문 다음  천국으로 가는 것이다.

예수님의 십자가상 죽음으로 그를 믿는 인간은 죄의 용서를 받고 구원을 받을 수 있지만,

믿음이란 단순히 믿는다고 생각하는 정도로 끝나는  문제가 아닌 것이다.

죽은 이는 더 이상 자신을 위해 선업을 쌓을 수 없으니 이승의 가족들이 그를 위해

선업과 기도를 받쳐주는 것이다. 

존재는 사라지는 게 아니라 변화되는 것임을 나는 믿는다.

그렇기에 남편의 욱신은 죽고 없지만 그의 존재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닌 것이다.

 

이런저런 사연을 적어 보낸 내 메일에 아들은 다음과 같은 사연을 적어 보내왔다.

어제 집에 가서(내가 엘리를 보고 있기에 어제 아들에게 직장 끝난 후 상계동 집에 가서

재활용 쓰레기좀 버리고 오라고 부탁했었다) 아버지 영정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울었노라고.

그리곤 촛불을 켜 놓고 아버지를 위한 기도를 올렸노라고.

나는 바쁜 핑게 대며 제 아버지를 위한 기도에 게을러질까봐 걱정을 했었는데,

그런 아들이 한 없이 고마웠다.  

아들은 눈물을 흘리며 제 아비에게 무슨 말을 했을까.

무슨 말을 나누웠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