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한자락

은헤로운 장례식

tlsdkssk 2010. 6. 22. 22:42
오늘로 남편의 3일 장을  다 마쳤다.

슬픔이 컸고 눈물도 많이 흘렸지만

참으로 은혜롭고 감사의 정이 넘치는 장례였다.

집안이 단촐하여 쓸쓸할 줄 알았던 내 예상과는 달리

조문객들이 많이 와주었고,

성당 신자들로 빈소에 기도가 넘치는 바람에

내 육신은 비록 지치고 곤하였어도 마음만은 내내 감동스럽고 행복했다.

평소 전혀 연락이 닿지 않던 지인들과 문우들까지 조문을 해주어 얼마나 놀라웠던지....

나는 사랑의 빚을 또 지었다.  

 

너무도 괴롭고 쓸쓸하게 혼자 죽어간(위독하다는 간호사의 말을 듣고 달려간 시간이 임종 시간보다

10분여 지체되는 바람에 임종을 아무도 지키지 못했다) 남편의 영혼을

하늘이 위로하고 도우신 거였을까.

그것이 아니라면 이렇게 벅찬 감동의 장례를 나는 달리 해석할 길이 없다.

 

장례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아들 며느리를 돌려 보낸 뒤

남편의 사진을 품에 안고 조금 울었다.

이제 그는 가고 없기에 안아줄 수 있는 건 그의 영정 사진 뿐이다.

나는 그의 사진을 바라보며 혼자말을 하였다.

미안해, 당신 혼자 두어 정말 미안해.

내 가슴이 미어져. 당신 정말 고생 많았어...

그치만 이젠 날보고 안아달라고 하지 마.

하느님에게 안아달라고 해. 알았지?